◀ANC▶
봉화군 낙동강 상류 지천에서 며칠째,
정체불명의 오염수가 흐르고 있습니다.
페인트를 풀어 놓은 것처럼
푸른색의 물이 마을로 흐르면서,
물을 먹지도 쓰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엄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END▶
◀VCR▶
봉화 재산면의 어느 농촌마을.
주민들이 마을 입구에 모여 구호를 외칩니다.
◀SYN▶ "맑은 물 먹고 싶다! 먹고 싶다!"
농사 일을 제쳐두고 주민들이 모인 건
마을 지천이 온통 푸른색으로 변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7일부터 시작돼 벌써 닷새째입니다.
특히, 비가 왔던 지난 7일과 어제(그제)는
진한 에메랄드빛 물이 흐르면서,
하천 바닥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INT▶ 설형태/ 마을 주민
"가슴이 벌렁벌렁하고 이게 왜 그런가, 깜짝
놀랬죠 처음에는. 페인트하고 흙물하고 섞여서
반죽 비슷한 물이 흘러갈 때는 혐오스럽죠"
(S/U)
"푸른빛으로 오염된 하천 물은 뒷산에서부터
마을 아래까지 2.5km 구간에 걸쳐
광범위하게 흐르고 있습니다"
식수와 생활용수로 물을 쓰던 주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INT▶ 김순복/ 마을 주민
"공기 좋고, 물 좋고 그런 데로 (귀농) 왔는데
세상에 이게 무슨 일입니까. 걱정되죠. 땅속
깊숙이 돼 있고 개천에서 물 떠다가 고추도
심고 다 하거든요"
더군다나 400여 미터 떨어진 곳부턴
상수원 보호구역입니다.
오염 현장을 거슬러 올라가 보니
태양광 시설 공사현장이 나옵니다.
대지 면적만 1만 6천 제곱미터입니다.
땅 표면은 파란색 색소로 덮여 있고,
군데군데 여전히 푸른색 물이 가득합니다.
산 아래로 씻겨 내려간 흔적이 역력하지만,
별다른 조치나 지키는 사람은 없습니다.
태양광 업체는 토사 유출을 막기 위한
녹화 작업, 그러니까 풀씨 살포 작업을 하다가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합니다.
작업한 구역을 표시하기 위해 조경용 색소를
섞어 뿌리는데, 작업 직후 비가 내리면서
마을 아래까지 흘러갔다고 말합니다.
색소를 희석해 뿌린 양은 40톤에 달합니다.
◀SYN▶ 태양광 업체 관계자
"갑작스러운 소나기로 색소가 흘러가서 물이
탁해졌는데, 저희들이 살수차나 동원해가지고
깨끗이 청소할 것이며 저희가 사용한 색소는
천연재료를 사용한 색소로써 인체에 무해.."
봉화군은 주민 신고 나흘이 지나서야
오염수를 채취해 수질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정체불명의 물이 며칠을 흘렀지만,
오염수 수거나 정화 명령은 없었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후속조치를 내놓고 있습니다.
◀INT▶ 이영완/봉화군 녹색환경과 팀장
"(경북)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했는데 결과에
따라서 저희가 의법 조치할 예정입니다"
태양광 업체와 봉화군의 방관 속에
생태 하천이 시퍼렇게 물들고 있습니다.
MBC뉴스 엄지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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