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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북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연고 없이 홀로 돌아가시는 어르신 수도
늘고 있습니다.
문제는 정말 연고가 없는 게 아니라,
자녀들이 부모의 시신을 인도받지 않는 사례가
많다는 겁니다.
무연고 사망 실태를 김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END▶
◀VCR▶
올해로 25년째 혼자 살고 있는
81살 정분금 할머니.
혼자 살면서 서로의 외로움을 달래주던
친구들이 하나둘씩 세상을 떠나자,
심란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습니다.
◀INT▶정분금(81) / 1인 노인 가구
"자식들은 나름대로 있겠지만은, 요즘 친구들도 뭐 이렇게 보니 갑자기 죽어버리니, 그런 거
보면 우리가 좀 서글퍼..."
안동의 한 낡은 주택.
이 곳에서 혼자 살던 이성자 할머니(가명)는
치매를 앓다 요양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1년 전 병원에서 숨졌지만,
할머니의 시신을 인계할 사람은 없었습니다.
두 아들이 있었지만,
오래전 인연을 끊었다며
장례나 유골함 인도를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할머니는 '무연고 사망자'로 분류돼
장사법에 따라 행정기관이 장례를 치렀습니다.
◀INT▶한영균 주무관/안동시청
"연고자가 없거나 알 수 없는 경우, 또는 거부·기피하는 경우 시신을 화장해 봉안시설에
5년 이상 안치하고 있습니다."
(C.G)
이처럼 가족과 인연이 끊어져
홀로 죽음을 맞은 어르신이,
경북에서 최근 5년 사이 3배가량 늘었습니다.
경북 북부권 9개 시·군만 보더라도,
5년간 전체 무연고 사망자 157명 중
68%가 60세 이상 노인이었고,
70%는 요양병원을 포함한 의료기관에서
숨졌습니다.
이 가운데 가족이 시신을 인계하지 않겠다고한
사례가 절반을 넘었습니다.//
(S/U)
"무연고 사망자 7백여 분이 모셔져 있는
지역의 공설 봉안시설입니다.
현행법상 5년 내에 가족이 인수하지 않으면
장례 절차도 없이 폐기됩니다."
◀INT▶송정일 실장/안동하늘공원
"가족이 실질적으로 있으면서도 본인의
보호자 역할을 회피하시는 분도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무연고로..."
경북 도내 홀로 사는 어르신 수는
지난해 기준 18만 천명,
최근 5년 사이 무려 30% 가까이 늘었지만,
무연고 사망자는
이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겁니다.
노인들의 고독한 삶이
고독한 죽음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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