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10대 청소년들은 학업과 진로 등에 많은 고민을 안고 있는데요.
조선시대 10대들도 똑같은 고민을 하고 성장통을 겪었습니다.
조선 후기 류의목 선생이 10대 때 쓴 일기 '하와일록'을 보면 당시 10대의 고민과 사회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호영 기자입니다.
◀기자▶
1800년 전후 안동 하회마을에서 살았던 류의목 선생이 10대 때 쓴 일기 '하와일록'입니다.
선생이 12살부터 18살까지 나이와 날짜에 따라 그날의 공부와 생활 등을 기록했습니다.
15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집안의 기대 속에 과거 시험을 준비하는 등 공부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선생은 돌림병 유행과 치료, 관혼상제와 족보 편찬 등 당시 지역 사회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인터뷰▶김종석 박사/한국국학진흥원
"과거 시험 공부를 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그 시대의 그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집안 대소사라든지 지역 사회에 일어나고 있는 크고 작은 공적인 문제라든지 두루두루 관심을 가지고..."
특히 남인의 몰락과 서얼 층의 부상, 서학의 침투 등 사상적인 혼란을 겪고 있음을 일기에 낱낱이 적었습니다.
당시 남인의 영수였던 번암 채제공 선생의 죽음에 대해 영남의 운수가 다했다며 크게 상심한 대목도 읽을 수 있습니다.
류의목 선생이 살았던 10대 시기는 1795년부터 1805년 사이로, 이때는 정조 말과 순조 초기입니다.
국내외적으로 정치적인 변혁이 아주 컸던 시기입니다.
◀인터뷰▶김종석 박사/한국국학진흥원
"외국의 문명이 물밀 듯이 들어오고 있던 시기이고 국내적으로는 남인의 몰락 그리고 계층 간의 이동, 국내·외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그런 시기입니다."
현재 어른이 쓴 옛 일기류는 상당히 남아있지만 당시 청소년들이 무엇을 고민하고 어떻게 성장했는지에 대한 일기류는 거의 없습니다.
류의목 선생은 18살에 혼인을 하는 등 지금 풍습과는 많이 다르지만, '하와일록'을 통해 조선 시대의 10대 청소년들도 현대의 중·고등학생처럼 공부와 진로를 많이 고민했고 성장통을 겪었다는 사실을 읽을 수 있습니다.
MBC뉴스 이호영입니다.
(영상 원종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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