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통신 광케이블을 옮기던 50대 노동자가 400kg이 넘는 케이블 드럼에 깔려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수 백kg 짜리 드럼을 옮기는데 고정 장치도 없이 가느다란 밧줄 하나만 사용됐는데 드럼이 밧줄에서 빠지면서 그대로 떨어진 걸로 추정됩니다.

박성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오늘 오전 경북 포항의 한 KT 대리점 앞.

노동자들이 케이블 드럼 끝에 줄을 감아 천천히 들어 올립니다.

케이블 드럼을 공중에 고정한 채 작업을 이어가던 중, 갑자기 드럼이 아래로 떨어지면서 그대로 노동자를 덮칩니다.

이 사고로 KT 협력 업체 직원 50대 김 모 씨가 목과 얼굴 등을 크게 다쳐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S/U)

"사고가 난 현장입니다. 김 씨를 덮친 케이블 드럼이 바닥에 떨어진 채 그대로 놓여 있습니다."

이 케이블 드럼의 무게는 417kg.

노동조합은 정상적인 작업 방식대로 라면 굵은 와이어와 쇠 고리를 걸어 들어 올려야 하지만, 사고 당시 사용된 건 고무 타이어에 파이프를 달아 만든 임시 기구와

섬유 로프, 즉 밧줄이 전부였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이상국/공공운수노조 대구경북지역본부 조직국장

"(와이어를) 이렇게 해서 물려야 정상적으로 힘을 받는데 저 밧줄 하나에 의지하기에는 너무 중량도 나가고 어디 매듭도 없는 상황에서는 풀릴 수 있는 경향이 제일 많은 거죠."

무거운 장비를 들어 올리는 위험한 작업이지만 현장을 통제하는 안전 관리자는 없었습니다.

◀인터뷰▶장태영/ 공공운수노조 KT상용직대구경북지회장

"안전모를 이런 데는 (무거운 걸) 들고 하면 써야 하거든요. 저 분이 안전모만 썼어도 (드럼이) 미끄러져서 저렇게 안 될 수도 있잖아요."

업체 측은 규격에 맞는 밧줄을 사용하면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 안전 장비도 모두 지급했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업체 관계자 (음성변조)

"충분한 안전모를 다 지급합니다. 작업할 때는 안전모를 쓰고 작업하도록 그렇게 교육도 하고 (있습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업체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와 안전 수칙 준수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박성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