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로 해외 여행길이 막히면서 전국 어디 할 것 없이 국내 골프장들이 유례없는 호황을 맞고 있죠.
지역 골프장도 마찬가지인데요, 이런 틈을 타고 골프장 운영자들이 일방적으로 요금을 올리는 배짱영업을 하다 회원들과 마찰을 빚으면서 소송전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엄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엄지원▶기자
안동의 한 회원제 골프장. 한여름 삼복더위에도 골프를 즐기는 동호인이 적지 않습니다.
코로나19로 해외 원정길이 막히고, 수도권 발 코로나 재확산이 더해지면서 지역민에다, 수도권 손님까지 찾아오고 있습니다.
이 골프장의 올해 방문객 수는 7월 말 현재 4만 5천여 명, 평년 방문객의 1.5배 수준입니다.
하지만 정작 골프장의 주인인 회원들의 불만은 상당합니다.
골프장 측이 입회 약정서를 어기고 일방적으로 요금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한 달 16회 부킹권 즉 당초 약정한 예약권도 보장해 주지 않고 있다고 말합니다.
회원들은 업체 측이 비회원 위주로 받기 위해 의도적으로 회원들의 예약을 거부한다고 의심합니다.
현재 이 골프장의 비회원 요금은 회원보다 4배 가량 높습니다. VIP 회원들은 약정 사항을 이행하라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싱크▶안동 000골프장 VIP회원
"너무 일방적으로 진행이 되었던 부분이고, 그 다음에 문제는 지금 현재 회원들의 부킹이 어렵습니다. 회원들이 돈을 이렇게 내고 3억, 1억씩 내고 난 다음에 부킹이 안 되니까 많은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거죠"
골프장 측은 이런 의혹을 모두 부인합니다. 회원들로 구성된 권익보호위원회에서 두 차례 회의를 열어 요금 인상을 협의했고, 회원 예약도 제한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취재 결과, 회의는 300명의 회원 중 10여 명만 참석했고, 그것도 두 차례 모두 부결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원 예약 여부는 개인 정보 보호를 이유로 골프장 측이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싱크▶ 안동 OOO컨트리클럽 관계자
"회원제 골프장의 특성상 중과세라든지 모든 부분, 인건비하고 운영비 상승으로 인해서 저희들이 지금 이 정도 요금을 안 올려주면 예전에 2개 업체가 도산했듯이 그런 식으로 저희들이 도산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경상북도는 회원과의 약정사항을 이행하라며 골프장에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운영자 측이 이행하지 않아 영업정지 조치를 검토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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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예천의 대중제 골프장. 탁 트인 잔디밭 너머로 전원주택 단지가 조성돼 있습니다.
이 골프장은 골프장 시설을 저렴하게 이용하는 조건으로 160여 세대의 주택단지를 분양해, 11년째 사실상 회원제나 다름 없이 영업 중입니다.
대중제 골프장은 회원제와 비교해 재산세 10분의 1, 취득세 3분의 1에 불과하고, 개별소비세 등을 면제받는 등 엄청난 세금 혜택을 받는 만큼, 회원을 둘 수 없게 돼 있습니다.
지금까지 편법 회원제로 이득을 봐온 이 골프장은, 코로나19로 골퍼들이 몰리자 최근 기존 회원들에 대한 혜택을 보장해 주지 않고 있습니다.
한 달 전부터 요금 인상을 통보하고 예약도 거부하고 있습니다.
◀싱크▶
회원:"22일부터 25일 사이에 월수금 부킹(예약) 좀 부탁하는데요"
골프장 직원: "예약이 불가능하십니다"
맘껏 골프를 즐기기 위해 도시에서 입주해온 회원들로선 황당합니다. 회원들은 약정 이행을 위한 가처분 소송과 함께 '유사 회원권 편법 판매'에 대한 민·형사 소송도 제기할 예정입니다.
◀싱크▶ 골프장 전원주택 입주 회원
"관에서 허가했으니까 정당한 거라고 보고 사서 들어왔는데 오직 골프를 할 수 있고 노후 생활을 편안하게 건강하게 즐겨야 된다는 목적 때문에 들어왔죠. 그게 아니었으면 애당초 들어올 일도 없었고.."
안동MBC 취재진은 공식 입장을 요청했지만, 해당 골프장 측은 취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를 틈타 배짱영업을 하던 골프장들이 회원들로부터 잇단 소송을 당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엄지원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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