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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포항

막장 인생 기록하는 '광부사진가'‥ 문경에서 전시

김경철 기자 입력 2021-09-12 18:41:55 조회수 189

 ◀앵커▶
현직 광부이자, 광부들의 삶의 애환을 카메라로 담고 있는 국내 유일의 '광부사진가' 전제훈 작가가 탄광도시인 문경에서 순회 전시전을 시작했습니다. 탄광은 곧 사라지지만,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삶은 잊지 않기 위해, 전 작가는 10년째 막장에서 기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경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
문경새재 인근의 한 갤러리 카페. 하얀 벽 위로 40여 점의 흑백의 사진들이 빼곡히 걸려 있습니다. 땀과 시꺼먼 탄가루로 뒤범벅된 얼굴, 암흑 같은 막장에서 한 줄기 빛에 의지한 채 탄을 캐는 광부들의 모습이 사진 속에 그대로 담겼습니다. 

◀인터뷰▶ 이은숙 / 상주시 냉림동 
"문경이라는 곳이 광산으로 유명한 곳이었고, 이 사진을 보니까 옛날의 선배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는지 느끼게 됩니다." 

한때 우리나라에 300곳이 넘던 탄광은 1989년 석탄산업합리화 정책 이후 급격히 줄어들더니, 현재는 4곳만 남아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곧 사라질지도 모를 탄광의 생생한 현장을 사진으로 기록하기 위해, 강원도에서 현직 광부로 일하는 전제훈 씨는 10년 전부터 광부들의 삶과 애환을 카메라에 담아 왔습니다. 

◀인터뷰▶ 전제훈 작가 / 탄광 화약 관리기사 
"저는 탄광 막장에서 채탄하기 위해서 필요한 화약류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탄광이 10년 이내에 거의 없어질 위기인데, 탄광이 없어지기 전에 탄광에 대한 전반적인 기록물을 제가 남겨야겠다..." 

지금까지 찍은 사진만 10만여 점,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찜질방을 방불케 하는 열기와 탄가루 때문에 카메라는 고장 나기 일쑤였고, 광부들의 작업에 방해가 될 수 있는 플래시는 아예 사용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광부들의 삶은 충분히 기록돼야 할 가치가 있다며, 전 씨는 전국 4대 폐광 지역을 순회하는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인터뷰▶ 전제훈 작가 / 탄광 화약 관리기사 
"문경에서 제일 먼저 (순회 전시회를) 하게 된 이유는 문경이 우리나라 탄광 중에서 제일 먼저 광업권을 설정해서 탄광을 시작했던 그런 장소입니다." 

전 씨는 오랜 시간 깊은 탄광 속에 묻혀 살던 사람들의 모습을 이제는 세상 밖으로 꺼내고 싶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전제훈 작가 / 탄광 화약 관리기사 
"(예전에는) 채탄을 많이 하는 것 자체가 나라에 충성하는 길이다 이런 의미였거든요. 세월이 지난 후에는 그분들이 탄을 많이 캤다는 이유 하나로 진폐라는 또 다른 재해로 고생하시고..." 

MBC뉴스 김경철입니다. (영상취재 원종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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