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는 기상여건이 우수해 농산물 작황이 대부분 좋은 편인데요.
생산량은 늘었지만, 코로나19로 국내 수요가 줄어들어 농산물 가격은 줄줄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엄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엄지원 기자▶
황금빛으로 물든 가을 들녘, 중만생종인 일품 벼 수확이 시작됐습니다.
지난해 흉년을 딛고 올해는 평년작 이상이 예상되지만, 농민들은 마냥 웃을 수만 없습니다.
전국의 벼 재배면적이 늘고, 단위 면적 당 생산량도 증가하면서 올해 쌀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9.1% 늘어난 382만 톤에 이를 거로 예상됩니다.
6년 만에 생산량은 늘었지만, 쌀값 급락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관형 / 벼 재배 농민
"하 시세로 형성되고 있어요. 가격이 좋지 않아요. 고생한 데 비해서는 보람은 별로죠"
고춧값 폭락은 이미 현실화했습니다. 올해 짧은 장마로 생산량이 30%가량 늘었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고춧가루 소비업체나 식당 등의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전국 평균 도매가격은 건고추 600g 1근 기준 1만 1천 원 선, 지난해의 70% 수준입니다.
산지 경매 가격은 훨씬 더 심각해, 서안동농협 고추공판장에서는 1근에 7,700원 선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이승엽 서안동농협 농산물공판장장
"지난해보다는 재배 면적도 조금 늘었고요, 수확량도 지난해에 비해서는 20~30% 증가가.. 물량이 늘어나다 보니까 가격이 하락세입니다"
인건비 급등 등을 감안하면 농가에선 최저 생산비도 못 건질 상황입니다.
전국 최대 고추 주산지인 영양군은 의회를 중심으로 지난달 일찌감치 정부의 전량 수매를 촉구하고 나섰고, 청송군도 정부에 대책을 촉구했습니다.
수급조절 실패에, 코로나19 장기화까지 겹치면서 농민들은 농사를 잘 지어놓고도 가격 기근을 겪고 있습니다.
MBC뉴스 엄지원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원종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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