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성탄절이 내일로 다가왔지만, 오늘 밤 성탄 이브는 어느 때보다 썰렁한 풍경이 예상됩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3주째 100명대, 지난해보다 더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더 나은 내년을 기대하며 우리 이웃을 위해 묵묵히 바쁜 연말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코로나19 최전선을 지키는 의료진과 일선 공무원들을, 윤소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윤소영 기자▶
코로나19 속 두 번째 연말을 맞은 지난 21일 저녁. 크리스마스 트리 조명이 한적한 도심 거리를 비춥니다.
식당, 카페 영업이 밤 9시까지로 제한되면서 연말을 즐기려는 사람의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인터뷰▶김준영/안동시민
"8시 이후에는 사람 구경하기가 힘들어요. 그만큼 삭막해지고..크리스마스 곧 다가오는데 그 의미가 거의 상실된 것 같습니다. 최악이죠. "
하지만 밤 늦게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 코로나19 감염병 전담병원인 안동의료원 격리병동. CCTV 속 환자가 갑자기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이자, 의료진들이 분주해집니다.
◀인터뷰▶안상준 간호사/ 안동의료원 격리병동
"야간에 산소포화도가 낮아질 수 있어서 응급상황 대처, 야간에도 (코로나)환자분들이 올 수도 있으니까"
방호복을 입고 병실 안으로 들어가 수시로 환자 상태를 확인해야하기 때문에 식사조차 제 시간에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곳 격리병동 의료진들이 책임져야 하는 코로나19 환자는 평균 50~60명. 올해로 2년째, 돌봐야 하는 환자는 더 늘어나고 있고, 지칠대로 지친 의료진들도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습니다.
◀인터뷰▶안상준 간호사/ 안동의료원 격리병동
"환자를 장기간동안 살피다보니까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많이 지친 상태입니다. 저희가 다 끝나간다고 했을 때 위드코로나로 다시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니까.."
비슷한 시각, 안동시보건소. 확진자 동선을 파악하기 위해 역학조사에 여념이 없습니다. 이런 상황이 2년째 이어지다보니, 정상적인 퇴근은 사치가 됐습니다.
◀인터뷰▶장호교 팀장/안동시보건소 감염병대응과
"퇴근 시간이 따로 없습니다. (밤) 12시가 될지 (새벽) 1시가 될지..정신적으로도 그렇고, 체력적으로도 그렇고 질환 하나씩 다 생겨서 힘든 상황입니다. 한 사람이 힘들어서 울면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줄줄 따라울고 있습니다"
'다음달은 괜찮겠지..' 부풀었던 기대와 좌절의 반복이었던 지난 2년. 희생과 헌신으로 현장을 지키는 이들의 소망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장호교 팀장/안동시보건소 감염병대응과
"모든 분들이 3차 접종을 빨리 마치고 치료제가 나와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엄마아빠의 딸로 우리 직원들이 돌아가고, 저희들도 엄마아빠의 자리로 가서 일상적인 가정생활을 한번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웃을 위해 성탄도, 연말도 없이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들이 내년에는 웃을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MBC 뉴스 윤소영입니다.(영상 취재 최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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