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4일 시작돼 나흘째를 맞은 울진 산불은 결국 주불을 잡지 못했습니다.
금강송 군락지가 위태위태한 가운데 산불은 '천년 고찰' 불영사 턱밑까지 들이닥쳤습니다.
불영사의 국보급 문화재 절반은 안전한 곳으로 이송했습니다.
하지만 옮길 수 없는 문화 유산도 있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장미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수백 년간 울진 불영사 대웅전 마당에 터를 잡은 삼층석탑에 방염포가 씌워집니다.
구석구석 빠짐없이 석탑을 에워싸는 손길이 분주합니다.
유리가루 성분으로 만들어진 방염포를 씌워 석탑이 불에 파괴되는 걸 막기 위해서입니다.
◀서광호 경북 북부 문화재 돌봄 센터▶
"불이 만약에 옮겨붙었을 경우에는 화강암의 특성상 깨지는 그런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국가 지정 보물 영산회상도와 의례용 가마인 불연은 단단히 싸여 안전한 곳으로 이송됐습니다.
문제는 옮길 수 없는 다른 보물들입니다.
국보급 문화재인 대웅보전과 응진전은 목조건물인 탓에 불이 붙으면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법당 주변에 물을 뿌리고 수시로 가지치기를 하면서 사찰 방어에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배승한 경북 북부 문화재 돌봄 센터▶
"불이 만일에 내려오더라도 사찰을 지키기 위해서 저지선, 보시면 낙엽하고 이런 것들을 걷어내고 저지선을 만들기 위해서"
시시각각 바뀌는 바람 방향에 따라서 이곳 불영사의 안전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사찰 안팎으로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특히 울진 산불의 불머리 진압이 난항을 겪으면서, 불길이 불영사 인근 대흥리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걱정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김현모 문화재청장▶
"바람의 방향이나 또 강풍도 예정돼 있기 때문에 저희는 산불이 이쪽 불영사, 신라 고찰 쪽으로 접근하는 게 가장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보물을 네 점이나 간직한 천년 사찰과 아름다운 명승지 불영 계곡. 값을 매길 수 없는 문화유산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였습니다.
MBC뉴스 장미쁨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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