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여름 폭염 속에도, 찬 바람이 나오고 얼음까지 어는 신비한 곳이 있습니다.
바로 청송 '얼음골'인데요.
천연 에어컨이 있는 청송 얼음골을 홍석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시원한 폭포 줄기가 계곡으로 떨어집니다.
계곡물이 하류로 내려가면 영덕 옥계계곡과 만나는데, 그 직전에 청송 얼음골이 나옵니다.
계곡과 산비탈 사이, 어디선가 흘러나온 냉기가 마치 냉장고에 들어온 것처럼 온몸을 감싸고 한여름 더위는 어느새 싹 물러갑니다.
◀이강휘·이하음 경기도 용인시▶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냉각 쿨매트 위에 올라가 있는 기분이에요."
경남 밀양을 비롯해 전국에 서너 곳뿐인 얼음골.
신비롭지만 원리는 간단합니다.
겨울 동안 바위 더미 아래 축적된 습한 냉기가 여름에 빠져나오면서, 따뜻하고 건조한 공기와 만나 빠르게 증발하는데, 이때 주변 온도가 내려가 얼음까지 생기는 겁니다.
더운 여름철 마당에 물을 뿌리면 물이 증발하면서 주변 온도를 낮추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권기덕(90) 안동시 안기동▶
"그러니까 10년씩 오는 이유가 여기 오면 담요 덮어쓰고 앉아 있어야 하고, 저기 둑에 앉아 있으면 에어컨 바람같이 시원하게 바람이 나오잖아. 초복 전에 와서 말복 지나고 간다니까."
얼음골 계곡물은 그래서 유난히 얼음장처럼 차갑고, 바로 옆 약수도 마찬가집니다.
최근 세계지질공원에도 이름을 올리면서 먼 길을 마다지 않는 휴가객이 늘고 있습니다.
◀김성현·이지혜 충북 청주시▶
"보통 영덕으로 1박 2일 많이 왔었는데요, 지나가면서 청송도 여행해 봐야겠다 해서 찾아보고 왔는데, 물줄기 시원하고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릴수록 오히려 더 시원하게 뿜어내는 청송 얼음골의 냉기는, 저녁 바람이 선선해지는 8월 말까지 이어집니다.
MBC 뉴스 홍석준입니다. (영상취재 임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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