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수년 동안 장애인을 학대한 안동 선산재활원이 안동시를 상대로 제기했던 행정소송을 취하하고, 시설 폐쇄 처분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안동시는 시설에 남은 장애인 21명을 다른 시설로 전원하거나 자립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시설 측은 여전히 부당해고 직원들을 복직시키지 않고 있는데다, 사실상 법인을 존속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김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수년 동안 설립자 일가와 직원이 상습적으로 장애인을 폭행하고 장애인의 급여를 착취한 안동 선산재활원.
지난 7월 안동시로부터 시설 폐쇄처분을 받고 이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뒤, 장애인 급여를 횡령한 설립자는 1심 재판에서 징역 7년을, 직원을 폭행한 전 원장은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지난 22일, 선산재활원 측은 안동시에 '소송을 취하하고 시설 폐쇄 처분을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습니다.
"안동시는 예정대로 다음 달 31일까지 선산재활원 폐쇄와 장애인 이전 조치를 모두 마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시설에 남아있는 장애인은 정원 30명 중 21명, 안동시는 안동과 영주 일원의 거주시설에 이들 대부분을 전원 조치할 계획입니다.
◀왕상열 안동시 장애인시설팀장▶
"장애인 거주시설이나 공동생활가정, 체험홈 등에 12월 31일까지 전원이 이전할 수 있도록 저희들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역 시민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학대 시설 폐쇄를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선산재활원이 시설을 폐쇄하는 대신 운영 법인만은 살려, 다른 법인에 대가를 받고 넘기거나 지역사회 여론이 잠잠해지면 다시 시설 운영권을 행사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장애인 학대 사실을 신고하고 해고당한 직원 4명도 최근 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인정받았지만, 선산재활원은 이에 불복해 재심을 신청한 상태입니다.
◀김용식 경북노동인권센터장▶
"다른 법인으로 넘겨서 운영을 이어나간다든가 아니면 넘긴 후에 새롭게 사업을 시작한다든가 이런 소문들이 (지역에) 있었고요. 거주인들에 대한 깊은 사과, 공익신고자들을 해고한 것에 대해서 사과, 그러고 나서 지역사회에 사과했어야···"
앞서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행정소송이 끝나면 선산재활원 법인에 대해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인권단체 측은 학대 시설의) 법인허가 취소를 해달라고 요청하는데 가처분 결정을 보고 본안 소송이 끝나면 그때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취재진은 경상북도 측에 법인 해산 여부에 대해 질의했지만 아직 "추가적인 검토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습니다.
선산재활원 측은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차영우)
- # 선산재활원
- # 장애인학대
- # 안동장애인
- # 권기창
- # 안동시
- # 경상북도
- # 이철우
- # 김서현기자
Copyright © Daeg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