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7월 폭우로 인해 집이 반파되거나 전파된 가구는 460세대가 넘습니다.
정부가 주택 복구비를 지원 대상 가구를 이달 초까지 수합했는데 여기에 무허가 주택은 제외됐습니다.
집을 덮친 토사를 치울 여력이 없는 최빈곤층 가구들은, 오늘도 재난 현장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이도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북 영주시 단산면의 한 주택.
7월 집중 호우로 집 뒤편 토사가 무너져 방 한 곳을 덮쳤습니다.
한 달이 지난 지금도 토사에 묻혀 있는 이 방 주인은 초등학교 6학년 김 모 군입니다.
책상이며 침대, 옷가지들이 모두 흙탕물에 젖어 못 쓰게 됐습니다.
지적장애인 엄마와 단둘이 사는 김 군의 안타까운 사연에, 이웃들이 나서봤지만, 한 달째 소용이 없었습니다.
◀이순남 김 군 이웃 할머니▶
"방 좀, (김 군이) 무서워서 못 자니까. 치워 달라고 해도 아예 안 되더라고요. 한 달을 매달려도.. 면사무소에 한 달을 갔었어요."
김 군 모자가 사는 집 자체가 무허가 건물이어서, 면사무소가 행정 차원의 복구 지원에 나설 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특히 행정안전부가 이달 초까지 주택 복구비를 지원할 대상 가구를 수합했는데, 김 군 모자를 포함해 무허가 주택은 지원 대상에서 배제됐습니다.
◀나효순 영주시 자연재난팀장▶
"반파의 경우에는 파손 부분을 수리 및 보수하고 관련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건축 신고 또는 허가받을 경우에만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습니다."
7월 폭우로 경북에서 460여 가구가 전파나 반파, 또는 침수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됐지만, 이 통계에 무허가 주택은 실제 사람이 살고 있어도 빠져 있는 셈입니다.
작지만 소중했던 자신의 방에서 다시 공부할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던 김 군.
하지만 어른들 노력에도 한 달째 이렇다 할 해결책이 나오지 않자, 최근 부쩍 더 말수가 줄었습니다.
◀김 군 폭우 피해 가구 (초6)▶
"저한테는 (제 방이) 뭔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그런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아요."
MBC 뉴스 이도은입니다. (영상취재 배경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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