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에서도 보건당국의 허가를 받으면 대마를 재배해 안동포와 같은 상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국내 대마 산업은 갈수록 쇠퇴해 이젠 명맥을 유지하기도 어려운 상황인데요.
하지만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는 대마가 기후위기 시대의 친환경 소재로 각광받으며, 최근엔 오히려 대마 재배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김경철 기자가 프랑스 현지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프랑스 파리에서 차로 1시간 정도 떨어진 쿨로미에.
넓게 펼쳐진 들판 위에 사람 손모양을 닮은 이파리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다름 아닌 대마입니다.
10여 년 전, 농가 10곳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대마를 재배하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재배 농가가 100여 곳으로 늘었고, 면적도 축구장 1천2백 개에 해당하는 900헥타르로 급격히 커졌습니다.
농약이 필요 없어 친환경적이고, 키우기도 쉽기 때문입니다.
◀프랭크 바르비에 P 헴프 협동조합 대표▶
"저희 농부들에겐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말 장점입니다. 재배 경비가 절감되는 효과도 있고요."
프랑스 대마 생산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또 다른 헴프 협동조합.
수확한 대마를 대형 화물 차량에 실어 옮긴 뒤, 줄기 부분의 섬유질과 속대를 분리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대마의 섬유질은 옷과 종이로 만들어집니다.
"가공 과정을 거친 대마 줄기는 길이와 굵기에 따라 다섯 가지 종류로 나누어지는데요. 얇은 섬유는 옷으로 만들고, 조금 더 굵은 건 지폐와 같은 종이로 만들기도 합니다."
섬유질을 분리한 줄기, 속대는 파쇄한 뒤 석회질과 혼합해 헴프크리트라는 친환경 건축재료로 사용됩니다.
◀브누아 사부라 C 헴프 협동조합 대표▶
"대마는 많은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엔 대마가 최종 해결책은 아니지만, 현재 당면한 여러 문제에 대한 하나의 해결책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대마의 섬유질을 플라스틱 접합재와 혼합해 자동차 부속품으로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헴프가 친환경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데요. 옷과 건축 재료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자동차 내부 부품까지 헴프의 섬유를 이용해서 만들고 있습니다."
기존 플라스틱 부품보다 무게는 25% 더 가볍고,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미 프랑스에서만 1천600만 대의 자동차에 대마로 만든 부품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과거 프랑스에서는 돛이나 밧줄을 대마 섬유로 만들 정도로 대마 산업이 발달했지만, 면직물과 합성섬유의 보급으로 대마 수요는 크게 감소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같은 대마의 새로운 쓰임새가 주목받자, 프랑스의 대마 재배 면적은 다시 급증하고 있습니다.
◀나탈리 피쇼 헴프 재배·가공자 협회 대표▶
"프랑스는 2만 2천 헥타르 (대마를) 재배하고, 1천500명 이상의 종사자들이 있습니다. 현재 프랑스는 대마 생산 세계 3위, 유럽 1위의 국가가 되었고..."
의료용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각광받는 산업용 대마 즉, 헴프에 대한 관심은 유럽 전역으로 확산하는 추세입니다.
유럽의 헴프 재배 면적은 지난 2011년 이후 급격히 증가해 2020년 기준 5만 4천 헥타르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랐습니다.
MBC 뉴스 김경철입니다. (영상취재 임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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