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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포항 사회

동네서점 살리기 '헛구호'···경북 영주시 '유령 서점' 입찰?

이도은 기자 입력 2024-02-05 07:30:00 조회수 65

◀앵커 ▶
오는 5월이면 경북 영주시 하망동에 시립도서관이 들어섭니다. 

영주시가 최근 이 도서관에 비치할 도서 1만 여권을 2억여 원 들여 구매했는데, 유령업체로 의심되는 곳과 계약을 체결해 지역 서점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안동시는 지난 2020년 도서관 개관 당시, 지역 서점 6곳에서 책을 구입했고 상주시도 지역 서점 3곳에서 책을 구입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이도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오는 5월 개관하는 영주시 하망동의 시립도서관.

최근 영주시는 전자입찰을 통해 안동의 한 도서 업체에서 책 1만여 권을 2억여 원에서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해당 도서 업체를 가보니, 문은 굳게 닫혔고 꽤 오랜 장사를 하지 않은 듯 각종 미납 고지서가 입구에 한가득입니다. 

◀주변 가게▶
"전에는 문 열어 놓고 영업했지. 김밥 할 때는 했는데, 책, 독립 서점 해놓고는 문 잘 안 열었지."

지역 서점업계는 이 업체가, 사실상 영업을 중단한 유령 서점이라고 주장합니다.  

◀조민지 한국서점조합연합회 정보화사업팀장▶
"한국서점조합연합회에서 2년마다 한국서점 편람을 발간하는데 경북에 있는 지역 서점은 한 160개 정도가 되거든요. 거기에 있는 업체도 아니고···"

영업이 중단된 서점은 입찰 참가 자격을 얻을 수 없는데, 영주시 입찰에선 보유 도서의 종류와 매장 면적 등의 엄격한 자격 기준이 적용되지 않은 겁니다. 

대형서점, 인터넷 서점의 확대로 갈수록 경영난에 허덕이는 동네 서점들은 공공 도서 입찰이 사실상 유일한 숨통인데, 영주시의 무성의한 입찰로 남은 활로마저 끊겼다고 허탈해합니다. 

반면 몇 년 전 시립도서관을 개관한 안동시와 시립도서관 개관을 앞둔 상주시는, 지역 매장 평수 20평 이상, 일반교양 도서 비율 20% 이상 등의 까다로운 입찰 조건을 통해 정체불명의 유령 서점 진입을 원천 봉쇄했습니다. 

또, 입찰 참가 자격을 해당 시군, 즉 안동이나 상주로만 제한하기 위해 입찰 액수를 1억 원 이하로 나눠서 분리 발주했습니다. 

그 결과 안동에선 동네 서점 6곳에 골고루 혜택이 돌아갔고, 상주에서도 서점 3곳이 각각 1억 원 이상의 적지 않은 매출을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지자체 입장에선 업무량이 늘어나는 등 번거로운 절차가 추가되지만, 동네 서점을 살리기 위해 수고를 마다하지 않은 겁니다. 

◀김혜경 안동시립도서관 팀장▶
"지역 서점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역 서점에 맞추자는 취지가 있었고요. (아동, 청소년 등) 대상자별 도서 목록 작성을 10번에 걸쳐 했습니다. 그래서 5천만 원 이내의 금액으로 지역 서점에서 투찰할 수 있도록···"

경상북도는 2017년 지역 서점 활성화 조례를 통해 동네 서점 지원책 발굴을 도지사 책무로 규정했습니다. 

정부도 수년 전부터 공공기관의 도서 구입에 지역 서점 이용을 당부하고 있지만 일부 지자체에선 아직 '남의 일'에 머물러 있습니다.

MBC 뉴스 이도은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

  • # 동네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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