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3월 17일 포항 구룡포 동쪽 해상에서 발생한 어선 전복 사고는 극심한 어획 부진 같은 어업 현실과도 무관하지 않은데요, 한 번 바다에 나가면 설사 파도가 높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도 웬만해서는 스스로 조업을 중단하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장성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포항 구룡포항에서 120km 떨어진 해상에서 전복된 9톤급 대게잡이 통발 어선, 사고 발생 10시간 전 풍랑 예비특보가 내려져 이미 높은 파도와 강풍이 몰아쳤지만 곧바로 철수하지 않았습니다.
극심한 어획 부진과 치솟은 출어 경비 탓에 한번 나가면 2~3일은 조업해야 적자를 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성윤 포항 구룡포 근해자망통발협회장▶
"(어획량이) 1/3은 줄었다고 보시면 되죠. 우크라이나 전쟁 전까지만 해도 기름이 6~7만 원 하던 것이 지금 19만 5천 원, 20만 원 하니까"
동해는 겨울철에 잦은 풍랑특보로 조업 일수가 적은 데다, 보통 2박 3일 조업에 어장까지 오가는 데만 14시간씩 걸리다 보니, 웬만해선 조업을 포기하기 힘듭니다.
◀정성윤 포항 구룡포 근해자망통발협회장▶
"나가서 300~400만 원어치 잡아서는 못 들어오니까 결국은 나라에서 정하는 풍랑특보가 떨어질 때까지 (조업을) 해가 지고 오는 거지. 시간이 촉박하니까 좀 무리한 조업도 하는 거고"
또 동해는 풍랑특보 발효 구역이 섬 지역인 남해와 서해처럼 세분화돼 있지 않다 보니, 풍랑특보와 실제 바다 상황이 다를 때가 적지 않습니다.
◀김병길 포항해양경찰서 수색구조 계장▶
"서해 쪽은 순간적으로 기상 변화가 많지만 빨리 잔잔해지는 편이고 동해는 수심도 깊고 너울도 크기 때문에 나쁜 기상이 지속적으로 계속 이어지는 편입니다."
최근 5년간 발생한 전국의 어선 사고는 만 3백여 건, 전체 해양 사고의 76%에 이르고 경북 동해안에서만 23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됐습니다.
한편 해양경찰은 사고 해역에서 경비함정과 항공기를 동원해 실종된 외국인 선원 한 명을 계속 찾고 있습니다.
MBC 뉴스 장성훈입니다. (영상취재 최현우, 그래픽 최형은)
- # 어획부진
- # 포항
- # 구룡포
- # 조업
Copyright © Daeg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