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경주시가 상습 침수 지역인 유림 지하 차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림 숲을 없애고, 올 연말까지 그곳에 6차선의 새로운 도로를 개설할 계획입니다.
그런데 신라시대부터 이어지며 역사적 상징성이 큰 유림 숲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며 인근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형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주시 황성동 강변도로를 따라 길게 펼쳐진 유림 숲.
그런데 곳곳에 공사를 위해 잘려나간 나무가 발견되고, 깃발로 공사구간도 표시돼 있습니다.
경주시는 이곳의 숲을 제거한 뒤 7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6차선 도로를 만들 계획인데, 뒤늦게 알게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박병국 유림 향우회▶
"여기 살고 있는 사람들한테 하나 하나 설득과 뭐 이렇게 수용과 그것도 없이 그냥 바로 나무 베고 시작하고 사람들이 놀라서 이렇게 뛰쳐 나오게 만든다 그거는 좀 말도 안되죠"
경주시는 바로 옆 강변로의 유림 지하 차도에서 매년 상습 침수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새로운 도로를 만들수 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김철우 경주시 도로과장▶
"공사 구간은 해마다 반복되는 집중호우시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상당히 높고 해서 인명 피해를 없애기 위해서, 항구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 도로를 개설, 직선화하기 위해서 하는 겁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유림 숲이 신라시대 진평왕의 사냥터로 전해질 정도로 역사적 상징성이 있는데, 경주시가 과거에도 강변도로를 개설하면서 유림숲의 90% 이상을 훼손했다며, 똑같은 잘못이 반복돼서는 안된다고 밝혔습니다.
◀김태완 유림 향우회 총무▶
"(과거 강변도로 개설 당시) 숲의 90%를 없애면서 도로까지 만들어 놓고 남은 숲마저 이렇게 없앤다는 거는 이거는 정말로 시민들을 무시하고 시민의 행복권을 짓밟는 행위입니다."
또 6차선 도로가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바로 인접해 조성될 경우 매연과 소음 등 심각한 환경 피해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김원하 경주시 황성동▶
"6차선이 돼 버리면 저 포항에서부터 울산까지 이어지는 산업도로화가 됩니다. 그러면은 이 완충 녹지도 없어진 상태에서 교통량은 더 많이 늘어나고 주민들의 그런 주거 생활 침해가 지금 예상되는데"
경주시는 유림 지하차도의 상습 침수 문제는 시민 생명과 안전에 직결돼 있다며 이번 사업과 관련해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습니다.
◀김철우 경주시 도로과장▶
"본 사업이 현재 민원 등으로 낙동강유역환경청과 추가 협의를 위해 일시적으로 중단된 상태이나 본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드립니다."
도로 개설이 시급하다는 경주시와 유림 숲의 보존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갈등이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형일입니다.(영상취재 양재혁 그래픽 최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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