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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포항 사회

'안동 1경' 선어대 생태습지 싹 밀어버린 안동시

엄지원 기자 입력 2025-03-11 17:55:00 조회수 177

◀앵커▶
경북 안동 반변천의 선어대는 경치가 아름다워 안동 8경 중 제1경으로 꼽히는데요.

안동시가 물 흐름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선어대 습지에서 자생하고 있던 버드나무 군락을 벌목하면서 환경단체의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엄지원 기자

◀기자▶
2024년 촬영한 안동 선어대 습지입니다.

낙동강 지류인 반변천 수면 위로 형성된 자연 습지에 버드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사람 손이 닿지 않고 오로지 자연이 빚어낸 짙은 녹음은 유유히 흐르는 강물과 만나 보는 것만으로 평온함을 선물합니다.

◀박명남 안동시민▶
"바라보고 있으면 안동에 이런 곳이 있어서 너무 좋다. 자연스럽고, 생태적으로 느낌이 오는 굳이 우리가 우포늪을 가지 않더라도 안동에서 누릴 수 있는 좋은 곳이라고···"

하지만 2025년부터는 이런 풍광을 즐기기 어렵게 됐습니다.

안동시는 한 달 전부터 '하천유수 지장목 제거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이곳 선어대 습지에서 수십 년간 자생하고 있던 버드나무 군락을 모두 제거했습니다.

수변을 따라 옹기종기 자리했던 나무들은 자취를 찾아볼 수 없고 시커먼 흙바닥이 민낯을 드러냈습니다.

여기저기 흩어진 벌목의 흔적을 헤치고 고라니 한 마리가 길을 잃고 헤맵니다.

지장목 제거 사업 면적은 28만 제곱미터, 축구장 39개가 넘는 규모로 이뤄졌는데, 안동시는 홍수 예방 차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용상동 취수보로부터 2km 위에 있는 섬 형태의 퇴적토, 즉 지금의 습지로 인해 폐기물 등이 쌓여 수질오염을 일으키고, 나아가 물 흐름에 지장을 주면서 홍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이같은 주장은 2년 전부터 인근 마을과 토지 소유주로부터 제기됐고, 낙동강유역환경청과 협의 하에 국비를 받아 벌목 사업이 이뤄졌다는 겁니다.

◀권상엽 안동시 수자원정책과 수변관리팀장▶
"방치를 하게 되면 계속 퇴적토가 쌓이고 그 위에 나무가 자라는 악순환이 반복이 되거든요. 더 자라기 전에 하천 본래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지장목을 제거할 수밖에 없는···"

하지만 지역 환경단체는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시민 다수에게 생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연 습지를 무참히 훼손했다며, 권기창 안동시장의 사과를 촉구했습니다.

◀김수동 안동환경운동연합 대표▶
"여기가 홍수 피해가 일어날 수 없는 지역이고 그런데 안동시에서 지장목 제거 사업을 한다고 톱을 들이댄다는 것은 생태 감수성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안동시의 행정에 정말 분노를 금치 못합니다"

안동시는 홍수 우려가 인정돼 환경청 승인까지 받은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환경단체들은 안동 최고의 하천 경관이 한순간 훼손된 데 대해 끝까지 법적, 행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엄지원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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