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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포항 사회

처남댁 구하려다, 갑작스런 대피가 어려웠던 고령층들 참변

김서현 기자 입력 2025-03-26 17:55:00 수정 2025-03-26 17:56:03 조회수 59

◀앵커▶
경북 의성군에서 시작한 산불은 강풍을 타고 인근 지역인 안동시, 영양과 청송군을 순식간에 덮쳤습니다.

현재까지 경북 북동부에서 산불로 숨진 주민만 21명으로 집계됩니다.

김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북 영양군 석보면 삼의계곡 인근 도로.

승용차 한 대가 배수로에 빠져 있습니다.

원래 흰색이었을 차량은 뼈대만 남기고 새까맣게 탔습니다.

이렇게 차가 도랑에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이 불이 덮친 것으로 추정됩니다.

영양 삼의리 이장 부부가 가까운 마을에 사는 처남댁을 태우고, 삼의리 방향으로 가던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산불이 계곡을 따라 빠르게 밀어닥치면서 3명 모두 변을 당한 겁니다.

◀유명순 영양군 석보면▶
"연기가 자욱해서 차가 빠진 거야. 빠져서 나오지를 못해서···"

숨진 이장은 사고가 나기 직전까지 마을 주민들에게 "너무 불안해하지 말라", 또 "불이 확산하니 대피 준비하라"는 단체 문자를 남겼습니다.

의성에서 안동으로 동진한 산불이, 지난밤 다시 강풍을 타고 청송군 파천면과 진보면으로, 영양군 석보면과 입암면으로 번진 건 순식간이었습니다.

◀김상열 영양군 석보면▶
"하우스가 찌그러질 정도로 바람이 불었어요. 보니까 금세 저기 있던 불이 여기 와서 붙어버리고 여기 있던 불이 저 건너가 버리더라니까. 그러니까 사람이 피할 시간도 없었어요."

안동시 임하면 주택가.

감식에 나선 경찰들이 잿더미가 된 집터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80대 노부부가 미처 불길을 피하지 못하고 숨진 채 발견된 겁니다.

밤새 불길이 안동 전역을 휩쓸면서 마음 졸이며 밤을 지새우다 집을 찾은 가족들은 허망하게 주저앉아 통곡했습니다.

◀80대 노부부 가족▶
"만약에 대피했으면 아버지가 귀가 어두워 못 들어도 주위 사람이라도 벨 소리 들으니까··· 새벽 4시까지 내내 전화 통화했어, 그래도 안 받아."

이번 경북 북동부 산불로 인해 현재까지 파악된 사망자는 헬기 조종사를 제외하고 모두 21명.

안동 4명, 청송 3명, 영양 6명, 영덕 8명 등입니다.

그중 대부분이 60대에서 80대 어르신이었는데, 혼자 걷을 수 없거나 장애가 있었습니다.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번진 산불 앞에서 노약자들은 더욱이 약자였습니다.

MBC 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박재완, 최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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