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화마가 덮친 경북 영덕에선 밤사이 주민 8명이 숨졌습니다.
모두 8~90대의 고령층으로, 대피를 미처 준비하지 못했거나 황급히 대피하던 중에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고 현장을 박성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경북 영덕읍내를 둘러싼 산 너머로 시뻘건 불길이 연신 솟아오릅니다.
거센 불길 탓에 밤하늘은 주홍색으로 변했습니다.
불이 꺼진 뒤 찾은 경북 영덕군 매정리. 요양원 인근 도롯가에 완전히 타버린 승용차 한 대가 놓여 있습니다.
24일 밤 9시쯤 이 요양원에서 80대 입소자 4명과 직원 2명이 타고 대피하던 차량이 폭발해, 입소자 3명이 숨졌습니다.
◀기자▶
요양원에서 출발한 차량은 50여 미터도 채 가지 못하고 화염에 휩싸여, 이곳에서 폭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목격자▶
"불덩어리가 날아다니는 거 있잖아요. (불길이) 사방에서 다 왔죠. 앞이 안 보일 정도였으니까..."유독 사상자가 많았던 이 마을은 집도 축사도 전부 타 잿더미만 남았습니다.
◀기자▶
80대 부부가 살던 집입니다.
아직도 이렇게 불길이 보이는데요.
산불 당시 부부는 집을 빠져나왔지만 바로 앞 길목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김순옥/ 경북 영덕군 매정리▶
"나는 집 안에서 주무셨는 줄 알았거든, 그 시간에. 안 주무시고 여기 밖에 나와서 돌아가셨대. 얼마나 마음이 아파."
또다른 마을에선 미처 대피하지 못한 90대 여성이 매몰돼, 뒤늦게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기자▶
사고가 난 마을입니다.
보시다시피 밤사이 난 산불로 이렇게 집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무너져 내렸습니다.
지난 하룻밤 사이 영덕에서 숨진 사람은 8명. 짧은 시간 동안 경북에서 가장 많은 사상자가 나왔습니다.
모두 80세 이상의 고령이어서 너댓 시간 만에 마을을 덮친 '괴물 산불'의 화마를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우용 경북 영덕군 석리▶
"저기서 불이 보였는데 3분도 안 돼서 다 날아왔어요. 젊은 사람이 없으니까. 일찍 대피했으면 됐을 건데 한 분이 대피 못 해 참 안타까워요."
주민들은 아직 꺼지지 않은 불길에 마음 졸이며 오늘 밤이 무사히 지나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MBC 뉴스 박성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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