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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D)"불탄 숲에 다시 생명이"..고운사 야생동물의 귀환

엄지원 기자 입력 2025-11-19 15:32:06 수정 2025-11-19 15:38:52 조회수 2

◀ 앵 커 ▶
지난 3월 경북을 휩쓴 초대형 산불로
천년고찰 의성 고운사와 주변 숲도
여지없이 잿더미가 됐는데요.

그런데 반년 만에 불탄 산야로
야생동물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다시 생명이 깃드는 생생한 순간들을
저희 MBC가 단독으로 확보했습니다.

엄지원 기자

◀ 리포트 ▶

지난 3월 초대형 산불에 검게 타버린
경북 의성 고운사 사찰림입니다.

뼈대만 남은 나무들 앞으로
얼굴에 회색빛 재를 묻힌 노루가
조심스레 모습을 드러냅니다.

다른 노루의 몸통에도
산불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새 풀이 돋기 시작한 언덕에서
고라니들이 사방으로 뛰어오르고,
멸종위기종 담비 한 쌍도,
직박구리 무리도
개울가에서 연신 몸을 담급니다.

고운사가 지난 8월 국내 최초로
사찰림 자연복원을 선언한 뒤 한 달 만에,
그리고 산불 발생 반 년 만에
생태조사팀 카메라에 포착된 장면들입니다.

지난 산불로 고운사는 242.92ha,
전체 사찰림의 97%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 사찰림은 환경부가 지정하는
야생동물보호구역입니다.

◀ INT ▶ 등운 스님
/ 조계종 16교구 본사 고운사 주지
"동물이 온다는 건 그만큼 자연의 회복력이 빠르다는 거를 보여주는, 자연은 자연한테 맡겨놓아야지 사람이라든가 다른 것이 개입 안 하는 게 가장 자연을 위해주는 것이다"

카메라에 포착된 동물들은
사슴류, 멧돼지 같은 대형 포유류부터
너구리 등 소형 포유류와 각종 조류까지 15종,
40여 개체에 달합니다.

통상 서식하는 3부 이상 고지대가 아닌
먹잇감을 구할 수 있는 저지대에서,
개체 밀도는 산불 이전의 10분의 1 수준으로
발견되고 있습니다.

◀ INT ▶ 한상훈 박사/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금년 3월에 산불이 나고 난 이후에 아마 생각 외로 많은 개체들이 죽었을 겁니다. 원래는
노루가 중산간지대 이상에서 사는데 여기는
아주 저지대까지 내려와서.."

산불 직후 생명의 흔적조차 찾기 어려웠던 숲.

하지만 활엽수 새순이 돋고,
차츰 동물들이 돌아오며
생태계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습니다.

최근 조사에서도
참나무류가 빠르게 새싹을 올리고,
너구리·등줄쥐·박쥐 같은 '생태 관리자'들이
다시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문제는 이 회귀 흐름이
넓게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 st-up ▶ "제가 서 있는 이곳은
사찰림 경계에서 불과 수백 미터 떨어진
지점입니다. 안쪽에서는 자연복원이 시작된
것과 달리 사찰림 바깥, 주변 국·사유림에서는 산불 피해목에 대한 대규모 벌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숲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1차 서식지가 사라지면서
야생동물의 활동 반경이 좁아지고
먹이활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산림청은 "피해목 제거와 조림은 산불 이후
산림 안정화를 위한 필수 조치"라며
특히 급경사지나 생활권 주변은
2차 피해 우려로 인공복원이 불가피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자연의 시간에 맞춰
서서히 깃드는 생명의 귀환이,
우리의 산림 복원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묻고 있습니다.

MBC뉴스 엄지원입니다.
(영상취재 임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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