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노트
생일은 축하받는 날이 아니라 감사드리는 날
4월 18일, 오늘은 제 생일입니다. 결혼 후 처음 맞는 생일인데다 몇 주 째 입덧으로 고생을 하고 있는 딸을 위해서 친정 엄마께서 지난 일요일 생일상을 차려주셨습니다. 입덧 중에 먹고 싶다고 흘려 말했던 갖가지 음식들로 상에 더 이상 놓을 곳이 없을 만큼 진수성찬을 차려 놓으셨더라구요. 다 같이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고 초에 불을 끄다가 엄마와 눈이 마주쳤는데 엄마의 눈시울이 빨간 것을 보고 순간 저도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시집보내고 맞는 첫 생일이어서 그러셨을까요? 아니면 임신해서 힘들어하는 딸이 안쓰러워서 그러셨을까요? 여러 가지 생각으로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이제까지는 생일이 되면 다른 사람들의 축하를 받는 것에만 익숙했었는데, 결혼하고 임신을 하고 생각해보니 생일이야 말로 정말 어머니들께 "고생하셨다, 감사드린다" 라는 말씀을 드려야 하는 날이 아닌가 싶습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봐야 부모님의 마음과 노고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고 하시던 어른들의 말씀, 이제 조금씩 아주 조금씩 이해가 갑니다. 혹시 제가 너무 늦게 알아버린 것은 아닌지... 약해져가는 부모님을 보니 가슴이 많이 아픕니다.
직접 전하기에는 목이 메이고 문자를 보내기에는 너무 가벼워 보이는... 제 마음을 라디오를 통해서 전달하고 싶습니다.
엄마, 30년 전 오늘 저를 낳으시느라 정말 정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그리고 엄마아빠, 저를 이렇게 바르고 건강한 사람으로 키워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가 효도 많이 할 수 있도록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많이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