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노트
비상한 머리보단 무딘 연필이
예전부터 진정한 부자는 물질의 풍요가 아니라 자식을 잘 가르치는 것이라 믿었습니다. 이같은 정서는 이 땅의 부모라고 한다면 누구라도 본능이자 인지상정이라 하겠지요. 여하튼 이런 관점에서 아이들이 어렸을 적부터 주말과 휴일이면 도서관에 데리고 다녔습니다.
그리곤 장르를 불문하고 많은 책과 벗하게 유도했지요. 아울러 비상한 머리보단 무딘 연필이 낫다고 반드시 독후감을 쓰도록 권했습니다. 아무튼 이런 덕분 때문인지 아이들은 진즉부터 공부를 아주 잘 했습니다.
딸이 고교에 갈 무렵의 일입니다. 하루는 딸이 하교하여 하는 말이 선생님이 자꾸만 특목고에 진학하라고 하셨다네요. 그러자 딸은 싫다고 했답니다. 하여간 이듬해 딸은 일반계 고교에 진학했는데 중학 때와 마찬가지로 전교 1등을 거침없이 질주했지요.
그 때문으로 졸업할 때엔 상을 자그마치 일곱 개나 휩쓰는 괴력을 발휘했습니다. 졸업식장에서 그 같은 모습을 보자니 여간 흐뭇하고 만석꾼 이상의 소득을 얻었다는 부자 느낌이 교차했음은 물론이었지요.
이러한 과거를 회상해 보더라도 자녀가 학교수업에 충실한 것 이상의 만족은 다시없는 법입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12월 1일 공개한 <학교향상도 우수 100대 학교>에서 선두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학교가 바로 충남 천안의 목천고와 마찬가지로 충남 당진의 신평고라는 보도에 그만 깜짝 놀랐습니다.
그런데 이들 학교는 어찌 하였기에 그처럼 눈부신 활약을 보였던 것일까요? 이는 신평고의 한 관계자 답변처럼 학교에서 실시한 각종의 교육 프로그램을 원활히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와준 교육청과 자치단체, 그리고 지역주민의 참여와 지원까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방증이 아닐까 싶군요.
한데 이러한 뉴스에 특히나 학부모들의 관심이 지대할 수밖에 없음은 당연지사라 하겠습니다. 진부한 얘기겠지만 공부를 잘 하는 자녀는 효자인 법입니다. 아울러 그처럼 공부를 잘하게끔 잘 가르친 학교는 역시나 감사의 대상에 다름 아닌 것이죠.
주지하듯 전국의 이른바 농촌지역은 이농현상이 심각합니다. 그러나 교과부의 학교향상도 우수교 발표처럼 농촌과, 소위 시골 지역의 학교가 도리어 더 잘 가르친다면 역(逆) 부메랑 식으로 대도시의 학생들까지도 대거 몰려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론적으로 충남의 학교향상도는 정말이지 눈부신 괄목(刮目)의 성장이 아닐 수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