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노트
주인마음
TV에서나 나오던 우울증 이야기가 제 아내에게도 나타났습니다.
제 아내가 계속 집에만 있다보니 혼자서 많이 힘들었나 봅니다.
그래서 병원까지 찾기에 이르렀지요. 물론 약물도병행 했구요, 의사선생님께서 취미생활을 찾으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찾던중 꽃꽃이를 배우게 되었어요.
사실 아내는 꽃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아요. 비싸다고 돈아깝다고 차라리 돈을 달라고 하는 그런 멋없는 아내입니다.
어찌됐든 문화센터에서 열심히 배우더라구요. 그러다가 같은 취미활동 하시는 분들과 어울리면서 많이 호전되었지요.
그리고 몇달을 배우고 이제는 좀 능숙해져서 저희 어머니 생신날 꽃바구니를 만들어 들이겠노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혼자 열심히 만들어서는 리본띠에 글씨를 집근처 꽃집에 들려 사례비를 드리고 멘트를 뽑아오려고 했지요.
그런데 꽃바구니가 기존의 꽃바구니보다 살짝 작은 사이즈라 그 꽃집의 리본띠 사이즈와 잘 맞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아내가 "그냥 적당히 해주세요 좀 크거나 작아도 상관없어요." 그랬지요.
그런데 몇차례 글이 리본 앞쪽으로 너무 쏠리고, 한번은 뒷쪽으로 너무 쏠리더니 3~4번망쳐서는 주인이 리본을 구겨버리더라군요.
그래서 그 주인도 짜증이 났던지 마지막에 좀 사이즈가 얼토당토 안했지만, 대충 아내에게 내밀고는 "3천원이요.
그리고 다시는 오지 마세요!" 이러는 겁니다.
네, 사실 제 아내가 잘못한것도 맞지요. 3천원이지만, 꽃바구니에 서비스로 나가는 리본띠를 그것만 달랑 해달라고 하니 별로 남는게 없으니 짜증이 날법도 하지요.
아무리 그래도 아내가 그 꽃집에서 언젠가 화분을 살수도 있는건데, 그렇게 손님을 밀쳐내면 되는가 쉽네요.
정말 아무리 주인마음대로 라지만, 손님이 왕이라는 그런 말은 온데간데 없는지 오래네요.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이것때문에 아내 마음이 다쳤을까봐 염려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