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노트
들꽃의 아름다움(Italia Roma에서)
우리집은 나무가 무지 많은 정원이 넓은 전원 주택이였다.유난히 화초를 좋아 하시는 아버지께서는 내가 태어난 집에 내가 어릴 때부터 회초리 만한 나무를 수시로 갖다 심으시곤 했었다.나무를 심을 때는 작은 크기의 나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면서 나무와 화초는 커지길 시작했다.나는 정원에서 제일 먼저 계절을 알수 있었다.봄이 되면 벌써 부터 붉은 진달래가 하나씩 피기 시작했고 회양목도 연둣빛의 꽃이 만발을 할 때면 영락 없는 봄임을 인정 할 수 밖엔 없었다.아무리 TV에서 이렇다 저렇다 계절을 말해도 직접 보고 느끼는 것에 비길수는 없는 것이였다.<백문이 불여 일견>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 때 당시에 아버지께서 갖다 심으신 나무들의 가격은 아버지 말씀에 의하면 한끼 점심값에 해당 되는 것이였다고 한다.조금 절약하시면서 우리들에겐 좋은 환경에서 살아 갈 수 있게 만들어 주신 것이다.담배나 술을 즐겨 하지 않는 대신 나와 함께 산사에 같이 가시곤 했었다.그분은 독실한 불교 신자셨다.유난히 자연을 좋아 하시는데다가 불교 신자 시다 보니 산사에 가시는 걸 좋아 하셨기에 제일 만만한 막내딸을 오토바이 뒤에다가 태우시고 토요일 오후엔 산사로 드라이브를 하러 가시곤 했다
승용차를 타고 가는 것보다는 오토바이를 타고 팽~하니 달리는 박진감은 그런데로 삼삼했다.30분 정도 달려가서 약수터에 가 보면 벌써부터 온 사람들이 물통을 순서대로 놓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였다.우리의 물통도 2개 정도를 놓고 아버지와 난 등산을 하러 올라 갔었다.그리 험한 산도 아니거니와 가파르지도 않기 때문에 부담이 되지 않는 산이였다.'심호흡을 하며 천천히 올라 가야 한다'는 누누이 내 뱉으시는 말씀을 늘 들어가며 오르길 시작했다.
산은 작은 산도 산인 가 보다.우리 집에선 벌써 다 피고 진 꽃들이 이곳에선 지금 피여 나고 있음을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도시는 아무래도 공기가 안좋다보니 조금 따듯하고 그래서 일찍 피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반면에 산에는 공기가 차갑고 덜 오염 되었기에 제때에 피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마치 타임 머신을 타고 조금 뒤로 와 있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무심코 거닐다가 피여 있는 이름 없는 들꽃을 보았다.그리 눈에 뜨이는 예쁜 꽃도 아니기에 무심코 꺽어 보았고 향내를 맡아 보았다.'지금까지 이런 화려한 꽃의 향내는 맡아본 적이 없는 것'이었다.
흔이 들꽃은 소박하다느니 청초하다느니 하지만,내가 그 이후에 관심을 갖게 된 들꽃이라는 것의 정의라고나 할까? 내 나름대로 갖게 된 "들꽃"이라는 것은 결코 소박한 꽃이 아닌 거였다.오히려 매우 화려하고 진하고 담아 내는 공간의 스케일이 너무나 큰 화초였다. "왜 들꽃들은 이런 산이나 공간이 넓은 들에서 흐드러지게 피여나 살아가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이유는 간단하다.그들이 갖고 있는 담아 낼 수 있는 공간이 인간들이 원하는 정도의 규격화 되어진 인간들 밑에서 시중 노릇이나 하며 살아가기엔 맞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한 여름의 강인한 햇볕을 받아야 하기에 또한 장마비와 같은 강인한 빗줄기를 받아야 하기에 우리집 정원에서 조차도 어째 살아 가기가 힘겨운 것이다.주변에 있는 화초들을 보면 상대가 될수가 없는 약하기 이를 데 없는 것들이기에 들꽃은 말이 통하는 친구가 없어서 외롭다 보니 자기가 태어나 살아 온 곳에 대한 향수로 시들시들 하다가 드디어는 죽어 버리는 것이다. 들꽃의 잎새를 만져 보면 훨씬 두껍고 질기고 강인하다.그것은 그들이 넓은 공간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존재이며 강인한 생명력을 갖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아버지와 정상까지 올라 가서는 크게 심호흡을 여러번 하고 내려와 약수터로 가 보면 길게 늘어져 있던 물통들이 많이 줄어 들었고 우리가 갖고 간 물통도 순서로 조금만 남아 있음을 보곤 했었다.조금만 기다렸다가 물을 채워서 갖고 와 오토바이 뒤에다 실었다.차갑고 시원한 약수를 한 모금 먹어 보고선 인사를 하고 집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왔다.내 뒤엔 약수가 실어 져 있고 갈 때 보다 오토바이는 조금 무겁긴 해도 마음은 오히려 즐거웠다.
<들꽃의 아름다움>... 아파트 베란다에 쉽게 심겨지는 연약하고 말 많으며 호사스런 실속 없는 꽃들과는 비교가 안 되는 진국과 같은 들꽃을 알게 되면서 나는 인생을 새롭게 배우기 시작했다.
유학 온 이곳에서도 10분 정도만 자전거를 타고 가면 넓은 들판을 만날 수 있다.요번 토요일엔 일부러라도 자전거를 타고 가서 들꽃들과 오랫동안 얘기를 하고 싶다
<추신>안녕 하십니까? 방송 진행 하시느라 수고가 많으십니다
저는 Italia Roma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있는 유학생입니다. 글을 썼는데요
방송이 되면 아래의 주소로 좋은 선물을 보내 주셨으면 합니다 ^^^
대전에 살고 계신 오빠께 선물을 보내 드리고 싶네요.그럼 수고 하시고 안녕히 계세요! Italia
<주소>박성룡님
대전 유성구 전민동 464번지 1호 엑스포아파트 307동 1104호
<TEL>010 765 3224 //042 863 5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