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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의 골든디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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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00분

DJ노트

잘 사는 게 효도다

오는 10월 9일은 법정공휴일 한글날입니다. 아울러 이 날은 선배님의 딸이 시집을 가는 날이기도 하죠. 하지만 그날도 저는 근무인지라 서울서 열린다는 예식엔 참석을 할 수 없습니다. 대신에 내일은 야근이니 낮에 그 선배님 댁을 찾아 축의금을 드릴 요량입니다.

 

이어 13일은 또 다른 선배님의 아들이, 27일엔 같이 일하는 직장 선배님의 아들이 또한 예식장에 섭니다. 이렇게 결혼식이 마치 ‘줄줄이 사탕’ 식으로 연결되고 보니 저 또한 멀지 않은 장래에 아들과 딸을 결혼시켜야 한다는 중압감이 가끔은 쓰나미로 밀려오곤 하네요.

 

우리나라는 외국과 달라서 여유가 있는 집안의 경우, 아들이든 딸이든 간에 부모가 결혼비용을 모두 대는가 하면 심지어 집까지 얻어줍니다. 하지만 저와 같이 없이 사는 서민으로선 도무지 그럴 경제적 깜냥이 되지 않아 고민인 것이죠.

 

따라서 외국처럼 자녀가 고교만 졸업하면 “앞으론 네가 벌어서 대학을 가고 결혼도 해라.”며 일부러 방기하는 문화의 도입과 착근이 양립하였음 하는 바람 간절합니다. 또한 한국의 결혼문화는 얼추 30분 간격으로 마치 붕어빵을 찍어내듯 사진만 찍고 밥만 먹으면 후딱 끝나버리는 것이 상례(常例)이자 어떤 상궤입니다.

 

고로 예식을 마치자마자 신혼여행을 떠나느라 혼비백산하는 것 보다는 외국의 결혼문화처럼 멀리서까지 불원천리 자신의 결혼을 축하해 주려고 온 참 감사한 친인척과 친구들이고 하니 하루 정도는 같이 어울리면서 흡족하게 놀다가 헤어지는 문화 또한 생성되길 바라는 바입니다.

 

하여간 이 땅의 모든 부모는 자녀를 결혼시키면서 바라는 게 공통적으로 하나 있죠. 그건 바로 백년해로(百年偕老), 즉 이제 부부가 되었으니 한평생을 사이좋게 지내고, 더불어 즐겁게 함께 늙어가길 바라는 것입니다.

 

주지하듯 요즘엔 이혼도 흉이 안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요? 그럼 왜 이혼한 부부가 자녀의 결혼식장엔 나와서 혼주석에 말 한 마디조차 없이 앉았다가 예식이 끝나면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가는 겁니까!

 

개인적으로 이혼한 연예인들이 방송에 나와 자신의 이혼을 마치 훈장이라도 단 듯 떠벌리는 모습을 보면 부아가 활화산으로 치솟습니다. ‘저런 방송을 보면서 아이들은 과연 무얼 배울까! 저러다가 혹여 이혼을 무슨 밥 반찬 갈아 치우는 것처럼 상습범이 되는 건 아닐까 몰라?’

 

어쨌거나 27일에 결혼한다는 직장 선배님의 아들은 함께 재직 중인 모 항공사의 여직원과 사내커플로 맺어졌답니다. 그래서 얘기인데 아들이 속한 직장의 그룹은 지난해 사업연도 말 기준으로 직원 수가 자그마치 25만 7047명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다고 합니다.

 

이 중 아들이 다니는 회사에만 무려 8만 9400명이나 된다고 하니 고작(?) 1만 3000여명밖에 안 되는 선배님의 아들 직장과는 그야말로 천양지차라 하겠습니다. 내년엔 아들이 부디 참한 규수의 며느릿감을 데리고 오길 소망합니다.

 

그럼 저는 이 말 한 마디만을 하렵니다. “나는 내 아들이 고른 신붓감이기에 무조건 오케이다! 다만 강조하고 싶은 건 ‘잘 사는 게 효도다’ 라는 것이다. 부디 잘 살아라. 초심을 잃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