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노트
부부의 날
지영언니!!
오늘이 부부의 날이죠?
둘이서 하나 된다는 의미의 부부의날.
작년에 혼자 되신 엄마는 두번째 홀로 맞는 부부의날이군요.
엄마는 교육자의 집안에서 넷째딸로 곱게 자라신 분인데
빈농의 장남인 아빠와 결혼을 한 이유는 단 하나였대요.
아빠가 연애편지를 기가 막히게 쓰셨다네요.
저도 그 편지를 읽어봤는데 정말 노처녀의 가슴에 불을 지필만한
필력과 필체였어요.
엄마의 남동생인 외삼촌께서는 고3때 그 편지를 보고는
남자인데도 반할만한 편지였다고 회상하시더라구요.
유전적인것은 속일수가 없는걸까요.
저는 어릴때부터 아빠가 사다주시는 동화책이 정말 좋았어요.
아빠께 처음 받은 선물도 동화책이고,
그후로도 아빠는 제게 책을 자주 사주셨어요.
그리곤 꼭 독후감을 제출하듯
책에 관한 이런 저런 질문들을 하셨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얼마나 참된 교육이었는지 알것 같아요.
책을 좋아하는 아빠를 보며 함께 책을 읽고,
또 강요하지 않아도 독서에 재미를 붙이고,
느낌 까지 넌지시 물어보니 아이에겐 아마 그대로 흡수되는 교육방법인것 같아요.
아빠는 재주가 많은 분이셨어요.
키가 훤칠하시고 늘 리더역할을 자처하셨으며
노래도 잘 부르시고 기타도 치시고 외국어도 잘하시고
시사 문화 음악 영화 스포츠
아빠가 모르는 분야는 없는것 같아 참 신기했던때가 많았어요.
제가 제 친구들이 좋아하는 쇼핑이나 악세사리 옷 구두
이런것보다 남자들이 좋아하는것에 더 관심이 많은것을 보면
저는 정말 아빠를 쏙 빼닮은 딸이 맞는것 같아요.
심신이 약한 아빠를 보며,
난 그러지 말아야지.
난 강해져야지 했지만
어쩌면 그런 아빠를 늘 존경하고 자랑스러워했던게 아닐까 싶어요.
6월이 되기전 한번더 현충원에 들려서
아빠의 비석을 깨끗이 한번 닦아드려야겠어요.
눈부신5월.
제 마음도 앞으로의 제 인생도 눈부시길 기원합니다.
p.s- 이직 계획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제 2차 면접보고 최종합격이 됐어요.
축하해주세요.6월 1일부로 새 직장에 몸담게 됐어요.
그래도 오발 청취는 게을리 하지 않을거예요.*^^*
신청곡 봄 여름 가을 겨울 Bravo my life
윤상 달리기
Muse Uprising
Madonna Hung up
Queen Don't stop me now
Michael Jackson You're not alone
Oasis Don't look back in an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