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노트
줄다리기의 미학 고찰
줄다리기는 민속놀이의 일종으로써 여러 사람이 편을 갈라 굵은 밧줄을 마주 잡고 당겨서 승부를 겨루는 행위입니다. 또한 서로 지지 아니하려고 맞섬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기도 하죠.
그래서 말인데 우리가 사는 세상살이는 어쩜 늘 그렇게 줄다리기의 연속일 수도 있다 하겠습니다. 우선 직장인의 경우는 회사와 상사의 눈치를 보면서 더불어 업무적 줄다리기를 하는 것이니까요. 이런 관점은 부부사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웬수는 어제도 오늘도 허구한 날 술만 퍼 마시네!”라며 아내가 남편을 향해 지청구를 날립니다. 이에 남편은 즉각 어떤 줄다리기의 반기를 들며 한 마디 하죠.
“나도 마시고 싶어서 마시는 건 아냐. 그러나 회사의 술자리 또한 업무연장의 일종이라서 하는 수 없는 거라고!” 해마다 고향 초등학교에선 총동문체육대회가 열립니다. 여기에 참석하면 줄다리기 또한 스케줄에 들어있죠.
선.후배와 어울려 줄다리기를 하노라면 땀이 뻘뻘 나면서 일상의 스트레스까지 일거에 달아납니다. 줄다리기는 어느 한 쪽은 반드시 이기는 반면, 상대방은 진다는 특징이 있지요. 따라서 이는 적확한 승패의 갈림과 그에 흔쾌히, 그리고 즉각 승복(承服)한다는 줄다리기만의 어떤 미학까지를 고찰할 수 있다 하겠습니다.
4월 11일부터 14일까지 <2013 기지시 줄다리기 민속축제>가 충남 당진시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이 행사 기간 중 국가지정 중요 무형문화재 제75호인 당진 기지시 줄다리기의 세계화를 위한 유네스코 학술 심포지엄이 같이 열린다네요.
뿐만 아니라 주한 외국대사들의 초청과 남북통일 기원 행사, 그리고 스포츠 줄다리기 해외초청 대회 등 다양한 국제행사를 동시에 추진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향후 기지시 줄다리기 민속축제가 유네스코의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된다손 치면 우리나라에서는 ‘매 사냥’ 이후 두 번째의 쾌거일 것임에 이는 분명 국가적 위상까지를 한껏 제고(提高)하는 셈이라 하겠습니다.
고로 <2013 기지시 줄다리기 민속축제>는 조만간 그 위상이 가수 싸이를 일약 세계적 스타로 만들어준 ‘강남스타일’에 버금가는 효자상품이 될 듯도 싶어 기대가 적지 않습니다. 위에서 줄다리기는 적확한 승패의 갈림과 이에 따른 흔쾌한 승복의 특징을 예찬(禮讚)했습니다.
우리 사는 세상도 이와 같이 명확한 잘잘못의 구분과 수용(受容)이 너른 강처럼 펼쳐지길 바랍니다. 아울러 기지시 줄다리기 축제를 계기로 당진시가 철강도시에서 관광도시로도 명성을 떨쳤으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