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곡표
여러가지 궁금증
안녕하세요
수도권서 나고 자라
어쩌다 신랑의 발령으로
울산에 처음 온 게 아이 돌 때이니
벌써 6년 동안 울산에 살고 있네요
2년만 살고 당장 울산 떠야지 하는
마음으로 집도 안 팔고
전세로 시작했는데
전세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울산과 울산 사람에 매혹되어
어느덧 집도 사고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밑에 많은 분들이
북구의 불만사항을 적으신거 같아
깜짝 놀랐습니다.
저 또한 북구 이야기를 하러 왔으니까요.
저는 울산을 그 중에서도
울산 북구를 사랑합니다.
사람들의 따스함을 느꼈던 첫 동네였거든요.
수도권 촌년인가 라고 오해는 하지 말아주세요.
제 평생 돌아다닌 도시는
한국에서만 10곳이 넘으니까요.
이렇게 사람들 좋고 따스한 동네에
딱 하나 불만이 있다면
발전이 너무 더디다는 것입니다.
제가 여기서 6년을 지낼 동안
제가 마지막으로 살았던 수원은
여기 더 지을 게 있나 싶었던
그때보다도 훨씬 더 많은 시설이 들어와있었어요.
그럼에도 저는 신도시..
라고 하여 송정동으로 집을 샀습니다.
수도권 신도시를 기대했던게 잘 못인걸까요.
아들에게 아침 공원을 보여주고 싶었던
소박한 마음으로 큰 돈을 주고 산 집 앞에는
예정에 없던 펌프장이 들어서구요
분양때의 조감도처럼
반짝이는 예쁜 냇가를 기대했던 곳에는
물줄기 하나 없는 이름만 천이 흐르구요
도서관도 공원도 문화센터도 캠핑장도
그 어떤 것도 북구는 가지고 있지 않아요
새로 지어주시진 못하더라도
원래 예정되어 있던 건
그대로 진행해야하지 않을까요?
제가 울산에 살기로 마음 먹고
판 수원의 그 집은 3억이 올랐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았어요.
나는 내 맘에 드는 울산에 살거니까.
내 아들을 이곳에서 키우고 싶었으니까.
그런데..
요즘은 매일같이
핵쓰레기시설 펌프장시설
심지어 하다하다
아이가 다니고 있는 학교
증축확정 얘기까지...
아이에게도 신랑에게도 참 미안해집니다.
나의 마음 나의 결정 하나 믿고
다들 울산에 살기로 한 것이었는데..
시장님.
사람 하나 보고 울산에 살기로 한 저희를
다시금 올라가게 하지 말아주세요.
제가 얼마나 행복해보이던지
저희 따라 친정 친척분들도
은퇴 후에 울산에 오시겠다고 했어요.
그분들에게 면목없게 하지 말아주세요.
평촌신도시 판교신도시 광교신도시
모두를 경험하게 한 저를
울산 첫 계획도시라고 믿고
정착을 한 저를
더 이상 좌절시키지 말아주세요.
저는 제 일의 특성상 울산에
와있는 수많은 원어민들을
알고 있습니다.
돈을 준다해도 북구에 와서는
일을 안 하겠대요.
접근성이 떨어져서 불편하대요.
일 끝나서 갈 곳도 없대요.
15년만에 다시 만난
고등학교 동창이 한국에 들어왔는데
차마 우리 집으로 오라고 하지 못하고
제가 부산 가서 만난 적도 있어요.
저희 집 근처는 아무것도
보여줄 것도 이야기 할 것도
결국 자랑 할 게 없어요.
분명 집을 사기 전까지만 하여도
울산이 참 사랑스러웠고
울산을 참 자랑스러워
했었는데 말이죠.
시장님.
저희 북구요.
조금만 더 사랑해주세요.
조금만 더 신경써주세요.
조금만 더 관심가져주세요.
여기도 사람이 살고 아이들을 키우는
같은 울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