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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오후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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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오후2시

14시 05분

제작진에게

위로하려고 불러주던 노래인데, 제가 위로 받았어요...

위로하려고 불러주던 노래인데, 제가 위로 받았어요...

저는 음악을 좋아합니다. 노래를 좋아한다고 해야 하나요? 노래방에서 마이크 잡고 부르기도 하고요, 집에서 효자손을 마이크삼아 부르기도 하죠. 크게도 부르고, 작게도 부르고... 가끔 아이들은 열창하는 엄마를 보고, 과하다싶으면 창피하다고 그만 하라고 하지만, 전 그리 신경안쓰고 부르죠 ㅎㅎㅎ.

노래를 듣는 것은 더더욱 좋아요. 저에게 좋은 노래는 라디오에서 우연히 듣는 명곡입니다. 무심히 라디오를 듣다가 이거야! 하고 나의 심장을 훅 칠 때가 있어요. 집안일을 하다가, 운전을 하다가... 그럴 때면 설거지 하던 두 손 멈추고, 운전하던 순간이라도 일시정지 합니다. 그리고 노래를 듣지요. 가사를 생각하고, 리듬에 손가락도 까닥거리면서 말입니다. 어쩌면 이것이 제 삶의 재미가 아닌가 해요.

그래서인지 TV 프로그램에서 하는 서바이벌 음악 프로그램은 잘 안 봐요. 그냥 좋은 노래, 노래 잘하는 가수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데 자꾸 사족을 달고 트집을 잡는 것 같아서요. 나는 참 잘 들었는데, 나는 너무 감동받았는데, 심사위원이 “아니다“라고 말하면 감흥이 떨어지죠. 나의 음악성이 후진가 싶어서 여운도 빨리 식어버리고요.

그런데 지난 주, 우연히 가게에 들렀다가 아주머니가 켜놓은 방송을 보게 되었어요. 서바이벌 음악 프로그램이었는데, 이 참가자의 선곡에 좋은 노래 발견한 그때처럼 일시 멈춤이 되어 버렸답니다.

가수가 되고 싶어 미국에서 건너온 16살 한국 소녀. 한국말도 서툰 그녀가 윤복희의 “여러분”을 부른다고 하네요.

윤복희의 “여러분”... 저에게 그 노래는 좀 의미가 있었죠. 제 엄마는 윤복희, 윤형기 노래를 좋아하셨어요. 그리고 어린 저는 엄마 앞에서 윤복희의 “여러분”을 곧잘 불렀구요. 그러면 엄마는 웃어주셨고... 엄마가 그 노래를 좋아했는지, 내가 그 노래를 좋아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어쨌든 저는 그 노래를 좋아했고 이후로 엠티나 회식자리에서도 마이크를 잡으면 이 노래를 불렀어요. 덕분에 나이 드신 교수님과 회사 어르신들이 저를 꽤 이뻐해 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16살 내가 아닌 16살 다른 소녀가 부르는 윤복희의 여러분. 듣기 전부터 많이 궁금했어요. 이 노래를 어떻게 알았을까, 이 노래를 왜 부르는 걸까? 이 노래의 깊은 의미를 알기는 알까? 이 노래를 선곡했다는 이유만으로 나는 이 소녀가 궁금했죠. 인터뷰에서 “깜짝 놀란 선곡이예요. 어떻게 이 노래를 부를 겁니까?” 질문에 소녀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대답해요. “엄마를 위로하는 마음으로 노래할께요. 엄마가 슬프면 제가 슬프니까요. 그래서 엄마를 위로하려고요”

16살 소녀는 엄마를 위해 노래를 합니다. 담담한 표정으로...

신청곡 유제이의 “여러분” (K-POP 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