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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묘선의 FM모닝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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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시 00분

제작진에게

부족한 엄마의 멋진 아들 자랑

저에겐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아들과 둘이 살았는데 늘 어리다고만 생각했던 아들은 벌써 자라서 곧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씩씩한 청년이 되었어요.
함께 살아온 시간들을 돌아보니 어떻게 살아왔나......싶은것이 그저 착하게 잘 자라 준 아들에게 감사할 뿐입니다.

9년 전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사춘기가 시작된 아들에게
저는 아들의 사춘기를 걱정하는 평범한 엄마로 설 수 가 없었습니다.
낮엔 직장에 다녀야 했고 밤엔 아르바이트를 해야했기에 아들에게는
늘 엄격한 엄마, 늘 무서운 엄마 였죠.....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라인 스케이트는 물론 자건거까지 절대로 타지 못하게 했고
사춘기 시절에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작은 거짓말에도 쉽게 넘어가지 못하는 그런 엄마였습니다.
아들의 눈에도 저녁 늦게까지 일하는 엄마가 안스러웠는지
그 무섭다는 사춘기를 표도 안내고 지냈습니다.
오히려 친구 엄마들이
'준호야 사춘기 잘 보내고 있니? 하고 물으면
아들은 웃으면서
'저희집은 제가 사춘기가 아니라 저희 엄마가 사춘기예요. 아줌마가 저희 엄마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주세요. 하고 대답했다던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맘속으로 아들에게 얼마나 미안했던지 .......
그런 미안한 맘이 있으면서도 저는 아들에게 따듯하고 자상한 엄마로 곁을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행여 잘못된 길로 갈까봐 작은 실수에도 작은 잘못에도 늘 무섭게 혼내는 엄마였어요.
어느날 고등학생이 된 아들이 잘못을 지적하고 혼내는 저에게 아들이 울면서 말하더군요.
,엄마...저는 엄마가 자상한 엄마였으면 좋겠어요. 너그러운 엄마였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엄마는 늘 무섭게 혼만 내는 엄마예요. 저도 잘할게요. 엄마도 저 조금만 너그럽게 봐주시면 안돼요.
울면서 이야기하는 아들에게 미안했습니다.
그래서 아들이 원하는 자상하고 너그러운 엄마가 되어보려고 노력했는데 잘 되지 않더라구요.
아들은 학교에서 모범상을 받고 청소년 육성회에서 주는 장학금도 받으며 간호학과에 가겠다며 열심히 공부에 전념해 주었어요.
다른 아이들은 방과 후 학원에 다니며 공부했지만 저희 아들은 구립도서관에서 혼자 해보겠다며
학원을 다니지 않겠다고 하더군요.
제 생각엔 집 형편을 생각해서 그러는것 같아 그럴필요 없다고 어떻게든 학원에 보내주겠다는 저를 설득 했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수능을 치뤘지만 좋은 성적은 얻을 수 없었어요.
결국 한해 재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열심히 공부를 해도 모자랄 시간에 아들은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제 힘으로 배우고 싶다던 피아노와 컴퓨터학원을 다니며 수능 준비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침이었어요.
'엄마 저 천안에 있는 대학교 외식산업과 수시 접수 했어요. 오늘 면접보러 가요. 하더군요.
걱정스런 눈으로 바라보는 저에게 운동화 끈을 묶으며
'엄마..걱정되지?? 걱정하지마요. 잘될거야 ...면접보는 중에 틀렸다 싶으면 내가 좋아하는 거위의 꿈 노래 첨부터 끝까지 부르고 만세삼창하고 올거야...하며 웃더군요.
그렇게 아들을 보내고 하루종일 맘 졸이며 기다렸는데 오후 6시가 넘어서 전화가 왔습니다.
면접 잘 봤다고 잘될것 같다며 들떠있는 아들의 목소리를 들으니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그렇게 아들은 전문대지만 대학에 들어가 열심히 학교생활을 하며 교수님 추천을 받아 아르바이트까지 했고  2학기때는 성적우수로 장학금을 받아 저의 힘겨움을 덜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1학년을 마치고 군 입대를 하기 위해 휴학을하고 공주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입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뒤 돌아보지 않고 살아온 지난날 입니다.
울었던 날이 더 많은 날이었으나 지금은 돌아보며 웃을 수 있음이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늦었지만 아들에게 자상한 엄마가 되어주지 못해서 미안했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리고 앞으로는
좀더 자상한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도 하고 싶어요.
그리고 군에 입대해서도 문제없이 건강하게 생활해 줄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엄마랑 둘이 사는 생활 힘겨웠을 텐데 씩씩하게 열심히 지금까지 와준 아들 준호에게  하고싶었지만 못했던 말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