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에게
아버지사랑합니다.
알람은 6시30분부터 5분간격을 맞춰놓고..
아침마다 5분만더 5분만더를 외치며 출근 전쟁을 치르는
저는 오늘도 어김없이 알람보다 30분이 늦은 시간에 세수를 하러 화장실에 들어갔습니다. 매일 머리를 감고 출근을 하는데 늦기도 늦었을 뿐더러
어제 머리를 감고 잤기에 머리감는건 생략하고 막 세수를 끝내려는 찰라 밖에서
“화장실에 누구 있나?”
라는 아빠의 목소리가 들려오더라구요. 물을 잠그고
“어~ 내 세수하는데? 왜? ”
라고 대답을 했더니 아빠가
“어, 그래”
그러더라구요.. 부랴 부랴 고양이 세수를 끝내고.. 문을 열였습니다.
그리고
“왜, 아빠 쉬하고 싶나? ”.... 조금의 침묵이 흐르고 아빠는
“으....음.. 그래” 라고 대답을 하더라구요.. 그리고 전 더 당당하게
“세수 다 했다. 아빠 들어가서 쉬해라” 했습니다...
그렇게 아빠는 화장실로 저는 문에 걸린 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고개를 돌렸는데
아침 준비를 하던 엄마가 정말..너무 어의가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웃고 계셨습니다..
그제서야 느꼈습니다.. 아빠에게..
“쉬하고 싶나?”라고.. 묻는 대한민국 여자가 몇 명이나 될까하고요..
서울 사는 셋째언니가 둘째를 낳고 집에서 산후 조리중이예요.. 3살된 조카 기저귀를 떼기 위해서 매일 “쉬~하고 싶어? 쉬~하러 갈까?”를 반복하는데 아마도 그 덕에 “쉬”라는 단어가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나온 게 아닐까 합니다.
아버지와의 에피소드를 적다보니 문득 가슴 한 켠이 뭉클해지는 건 왜일까요..
딸만 넷인 집안에 아들이 없어서 더 많이 외로우셨을 아버지.. 아들보다 더 잘하는 형부들이 있어서 늘 든든하시다 하지만.. 사랑의 표현은 늘 엄마에게만 해드리는 애교 없는 딸들 덕분에 많이 외롭지 않을 셨을까 생각합니다. 다가오는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어머니 만큼이나 아버지 사랑하고 존경한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어요..
“김씨 집 네 딸들의 기둥이신 사랑하는 아버지!! 철부지 막내딸이 시집가서 손주, 손녀 안겨 드릴 때까지.. 지금처럼 건강하셔야 해요!! 아버지의 주름진 이마가 네 딸들이 이만큼 자랄 수 있었던 큰 힘이 되었듯이 아버지의 야휜 어깨에 아버지의 힘인 저희들의 행복을 가득 채워드릴게요.. 아버지 딸인게 부끄럽지 않도록 열심히 살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아버지, 어머니.”
60이 넘으신 나이에도 택시운전을 하시는 아버지.. 얼마 전에는 손님이 택시비를
안내고 도망가 버려서 많이 속상해하셨는데.. 앞으로는 아버지 속상해하시는 일들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느날 라디오에서 듣고 눈가가 촉촉해졌던 노래..
진미령 “내가 난생 처음 여자가 되던 날” 신청합니다.
제게 행복은.. 가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