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노트
아들의 내일을 응원하며...
지난 여름 부산해양대학교에서 2학년 1학기를 마친 아들이 돌연 휴학을 하고 기숙사에서 나와 집으로 왔습니다.
평소, 군대생활 같이 통제된 학교생활, 군복무를 대체하는 "승선근무예비역" 인력의 축소, 동기 생들의 빈번한 자퇴,
그리고 일반 군복무 지원을 위한 휴학...
아무래도 학교와 승선생활이 적성에 맞지 않는 듯 장래에 대한 이런 저런 고민을 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아들은 혼자 지내던 기숙사 생활에 익숙해진 탓인지, 지난 8월부터 작은 원룸을 얻어 따로 살고 있습니다.
물론 생활비와 방세는 아르바이트로 벌어서 내구요.. 이른바 독립을 한 것이지요.
요즘 들어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밥은 잘 챙겨먹고 다니는지 아들이 걱정도 되고 해서 어제는 고기라도 사 먹이려고 저녁에 아들을 불렀습니다.
저녁을 다 먹고 자리에서 일어나 계산을 하려고 보니, 밥 값을 이미 아들이 계산 했더군요..
어디서 그런걸 배워서 따라해 본 건지, 아니면 스스로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인지...
아무튼 아내와 나는 식사 값을 계산한 아들을 보며, 자뭇 대견한 마음도 들고, 또 한편으로는 섭섭하고 측은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스스로 돈을 벌지만 넉넉치 않을 것을 알고 있어 측은했고, 이제 아들이 장성하여 밥을 얻어먹게 되니 그만큼 세울이 간 것이 섭섭했고,
벌이가 많던 적던 아빠가 불러낸 자리에서 밥을 살 생각을 했다는 작은 마음씀이 대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참으로, 허비하기엔 너무나 아까운 젊은 날의 시간을 아들은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들이 어서 빨리 혼란한 세상에서 눈을 돌려 자신을 돌아 보고, 자신의 페이스에 맞추어, 자신의 레이스에 집중하면서,
세상을 여유롭게 즐기며 살아가기를 빌어봅니다.
사연자 : 김지영( 010-5578-0569), 대전 서구 내동 서우아파트 301동 1205호
신청곡 : 러브홀릭스 , Butterf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