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노트
천안 북일고 황금사자기 우승 단상
지난겨울의 일입니다. 날씨가 ‘엄동설한스럽게’ 무척이나 추웠지만 이열치열(以熱治熱), 아니 이냉치냉(以冷治冷)이랬다고 그 추위를 이겨낼 요량으로 등산을 갔습니다.
뚝심으로 정상에 오르니 역시나 구슬땀이 흐르면서 그깟 추위쯤은 아무 것도 아니더군요. 한데 손수건으로 땀을 닦고 하산을 하자니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야구선수들이 제법 빠른 속도로 산을 오르고 있었습니다.
TV에서 낯이 익은 선수들은 아닌 걸로 보아 아마도 2군 선수들이지 싶더군요. 그렇긴 하더라도 한화 이글스는 충청권을 연고지로 하는 팀인지라 “화이팅~!”의 용기를 건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한화 이글스’ 야구단은 개인적으로도 친근합니다. 우선 이 팀의 전신인 ‘빙그레 이글스’의 이글스 이름은 이 팀이 출범할 당시 공모하기에 제가 응모한 명칭이 덜컥 채택된 때문이죠. 또한 한화 이글스의 주축은 불세출의 영웅으로도 평가받는 박찬호 선수와 마찬가지로 충청권 출신 선수들로 수혈(輸血)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그 수혈의 중심에 바로 천안 북일고가 있지요. 학생들 거개가 공부를 잘 한다고 소문이 짜한 북일고는 실상 야구의 명문고로도 진즉부터 유명한 학교죠. 그 천안 북일고가 10년 만에 영광의 황금사자기를 가슴에 품었습니다.
북일고는 6월3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장충고와의 제66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에서 장충고를 4대 2로 잡고 우승하면서 다시금 명불허전의 야구실력을 대내외에 천명한 것입니다.
더욱이 천안 북일고의 이번 우승은 고향이 천안인 저로선 마치 친동생들이 우승한 것과 마찬가지일 정도로 그렇게 반갑기 그지없었지요. 평소 야구라고 하면 자다가도 일어나는 선배가 한 분 계십니다.
잠시 전 그 분과 통화를 하면서 ‘북일고의 10년 만의 영광’을 운운하자니 대뜸 이러시는 겁니다. “우리 그러지 말고 조만간 야구장에서 만나세. 북일고의 승리를 축하도 할 겸 술 한 잔 나누자고.”
거절할 명분이 하나도 없었기에 저 또한 흔쾌히 응답했지요. “좋지요~!” 10년 만에 또 다시 영광의 황금사자기를 가슴에 품은 천안 북일고 야구단에 커다란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