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노트
첫사랑의 결혼소식
지영언니!!
일요일에 건축학개론 이란 영화를 봤어요.
오랜 시간이 흐른후 첫사랑과 재회 한다는 내용이
영화의 큰 축인데요.
집에 돌아와서 계속 머릿속을 맴돈것은
영화의 스토리나 대사가 아닌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 이었어요.
영화속 감성을 그렇게나 크게 관객들에게 안겨줄수 있었던건
건축학개론이 보여주는 이야기가 누구나 공감할수 있는
내용이라는것이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지만 아마 건축학개론
OST로 쓰인 노래 <기억의습작>의 힘도 상당히 크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 영화와 OST가 더 와닿았던 이유는
얼마전에 첫사랑의 결혼소식을 들어서인것 같아요.
잘 지내냐는 저의 안부문자에 11월 결혼소식을 전하며
대전에서 하니까 오라는 친구의 문자에
감정의 미련이 남아서 아쉬웠다기 보다는
오래전 그 시절 우리의 모습이 생각나 괜히 아련해졌어요.
생각해보면 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 6학년 아이가 무슨 사랑을 알았을까요.
하지만 사춘기의 시작과 함께 저는 분명 첫사랑의 열병을 앓았음은 확실해요.
1994년 그해...
그땐 어려서 잘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여러모로 굉장히 큰일들이 많았던 해이기도 하네요.
북한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고
미국 월드컵을 학교에서 시청하기도 했고
그해초 방영된 '마지막승부' 란 드라마의 영향으로 농구붐이 일었으며,
지금은 은퇴해서 연기하는 모습을 볼수없는
심은하 라는 불세출의 여배우를 탄생시키기도 했네요.
이보다 더 큰일이 있었대도 제게 1994년은 첫사랑을 만난해.
라고 기억되겠죠.
죽고 못사는 연애를 한 상대도 아니고
어린시절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많이 좋아한 친구이기에
저는 기꺼이 친구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해주렵니다.
휴~~그래도 말로는 설명하지 못할 아쉬움과 허전함은 어쩔수가 없네요.
신청곡- 전람회 기억의 습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