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노트
숨 좀 쉬고 오자..
남편이 이번 결혼기념일날 여행을 다녀오자고 말을 꺼냈습니다.
세살짜리 아들과 이제 곧 태어날 배속의 아가까지,
지금의 삶이 버거워, 선뜻 말하지 못했지만, 남편은 알고 있었나봅니다.
"떠나고 싶다.." 하는 제 마음을요...
매일이 똑같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이 밥먹이고, 간식챙기고, 책읽어주고, 놀아주고, 점심챙겨주고, 간식챙기고, 낮잠재우고,
그렇게 무수한 반복들을 2년간 했더니 슬슬 지치고, 꾀가 나더군요.
남편에게 "나 힘들다, 지친다" 말을 했지만, 남편도 노는 사람이 아닌것을...
저만 힘들다고 생각하고, 나만 감옥에 갇혀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훌쩍 떠나면 어떨까 ...
그냥 겨울바다 딱 한번만 보고, 느끼고 오면 좀 살것 같다란 생각을 했었지요.
텔레비젼에 비춰지는 바닷가를 보면 멍해지곤 했었던것 같아요.
그렇게 버티고 버텨오던 어느날이었습니다.
"통영 숙소 예약했어...." 남편의 별안간 이 한마디에 흠칫 놀랐습니다.
"뭐?"
"이제 둘째도 얼마 안있음 태어나는데... 우리 숨고르기 좀 하고 오자. 딱 1박 2일만 숨쉬고 오자.."
남편의 제안이었습니다.
1월 16일은 저희의 결혼기념일이었고,
아이키우랴, 그런 기념일따위 하고 넘겨버릴 참이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달랐나봅니다.
매일같이 우는소리 해대는 부인이 얄미웠을법도 한데,
첫째아이 시부모님꼐 맡기고, 본인 휴가내고, 여행을 다녀오잡니다.
길지않게 딱 1박2일동안만 숨쉬고, 맛있는거 먹고, 푹 쉬다가 오자구요.
제 지쳐가는 모습이 보였나봅니다.
하긴, 저도 제 모습이 무기력해보였는데, 가까이 있는 신랑은 오죽했으려구요..
시부모님과 함께 살기에 주말도 주말답게 보낼수 없었고,
그렇게 결혼생활과 육아를 도맡아하다보니 지쳐갈수밖에 없더라구요.
그래도 참 다행스러운게 이런 제 마음을 남편은 알아준다는겁니다.
그 단 한가지에 다른건 아무것도 아닌것 같더군요.
그래서 우리 결혼기념일에 맞춰 여행을 떠납니다.
엄마 찾아서 징징거리며 떼부릴 첫째아들도 잠시 잊고,
배속에서 엄마를 힘들게 하는 둘째녀석도 잠시 잊고,
정말 남편 말대로 숨 쉬다 올겁니다.
저희 결혼기념일 1월 16일을 축하받고자 글을 올렸지만,
저처럼 엄마라는 이름에 지쳐가는 엄마들께도 여행을 권해드리고 싶어서 글을 올렸답니다^ㅡ^
저흰 숨쉬러 갑니다.
다녀오겠습니다^^
따분한 오후를 즐거운 오후로~~~~ 바꿔보자구욧^ㅡ^*
신청곡은 김동률의 출발 부탁드릴꼐요.
여행 다녀와서 첫째아이, 그리고 올해 태어날 둘째아이를 위한 출발의 기회로 삼을꺼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