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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의 골든디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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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00분

DJ노트

\"소심한 복수\"

남자들의 “로망”인 새차 바꾸기를 단행한 나는 무려 “2900CC"짜리 대형 RV 차량으로 10년간 정들었던 애마를 폐차시키고 와이프의 잔소리를 뒤로하고 새차같은 중고차를 구입하게 되었다..

와이프는 “큰차가 무슨 필요있냐며 애들 학교근처로 이사가는게 우선이지” 하면서 나를 매일 힘들게 했다 ㅠㅠ

그래도 꾿꾿하게 넚은 실내와 아늑한 인테리어를 무기로 우리 딸들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차를 구입한지 2주정도 아무일 없이 잘타고 다녔는데. 문제가 생긴건 새차도 생겼고 가족들이 다함께 드라이브 할 시간이 없어 지난 토요일 인근 아웃렛 매장에 겨울옷도 장만할 겸 외출을 시작한 그날이었다.

나는 애들 외출준비에 여념이 없는 와이프를 뒤로하고 단지 내차가 빨리 보고 싶어서 혼자 슬쩍 엘리베이터를 타고 차에가서 노래도 틀어보고 내비도 설정하고 혼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뒤늦게 내려온 와이프의 얼굴을 백미러로 보니 뭔가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애들과 함께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 나는 그때 알았어야 했다. 뭔가문제가 터질것이라는 것을...

와이프는 차에 타자마자 먼저 내려갔으면 차라도 따뜻하게 할것이지 뭐했냐며 핀잔을 주는 것이다. 나는 실내가 더워서 껐는데ㅠㅠ. 알고보니 와이프는 내가 미리 나가서 문밖에 쌓여있던 재활용이라도 할줄 알았는데 그냥 먼저 차를 보러간 내가 얄미웠나 보다.

그렇게 와이프 눈치를 보면서 그래도 애들은 즐거워 하는데 만족하며 목적지에 잘 도착했는데 문제는 또 나에게 다가왔다.

이른 아침이라 여기저기 주차할데는 많았지만 나는 나의 새로운 애마 근처에 다른차들이 있는 것이 달갑지 않아 정문과는 제법 먼 곳에 힘들게 주차중이었는데 와이프가 말하길...

“아니 입구 근처에도 빈자리가 많은데 왜 하필 이렇게 먼곳에 주차하는냐며 주차도 잘 못하면서 차는 왜 큰차를 샀냐며” 따지고 거기다가 새찬데 히터가 빵빵하게 나오지 않는다는 잔소리를 하는 것이었다. 나는 너무 더워서 온도를 내렸는데(알고보니 운전석과 운전석 옆자리는 설정온도 구분이 따로되어 있었다). 사실 울와이프는 올 3월부터 소형차를 직접운전하기 시작해서 이젠 운전도 잘하지만 “주차의 달인”이 됬을 정도로 주차를 잘하기 때문에 큰차라고 주차를 못하는 내가 한심해 보였나보다..

다른건 참아도 “큰차를 왜 샀냐”는 말에 격분한 나는 결국 아울렛 매장 입구에서 대판 부부싸움을 하고 결국 쇼핑은 하는 둥 마는 둥 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면서 나는 소심한 복수를 계획했다. 와이프가 타고있는 쪽으로 실내설정온도를 최대한으로 높여 엄청 덥게 만들어줬다. 참다 못한 우리 와이프 히터 좀 끄라고 나에게 말했지만 나는 못들은 척 계속 틀었으며 결국 우리 와이프 창문을 조금 내리고 집에 올때까지 계속 있었다 ㅋㅋ

집으로 와서도 분이 풀리지 않은 서로는 각자 방문을 굳게 잠그고 점심도 먹지 않은채 시간을 보내다. 난 결국 점심도 굶고 낮잠을 자게됬다...

눈을 뜨니 집이 조용했다. 추측컨대 와이프는 애들이랑 동네 친구집에 놀러간 듯 했다. 난 배가고파 라면이라도 먹을려고 맛있게 끊여서 TV 보면서 먹을려구 했는데 이게 무슨일인지 아무리 집안을 뒤져도 리모컨을 찾을수가 없었다(우리집 TV는 불행히도 리모컨 없이는 작동이 되지 않았다). 결국 나의 결론은 TV 좋아하는 나를 위한 소심한 복수로 리모컨을 들고 집을 나간 우리 와이프에게 당했다는 생각을 하며 라면만 먹었다. 심심하게... 

결국 오늘까지 냉전이 이어지고 있지만 울 와이프에게 이말만은 전하고 싶다. 큰차를 산건 나 혼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커가는 애들을 위해 좀 더 큰차가 필요한 거였다고... 그러니 이제 차가지고 잔소리 하지말고, 리모컨 숨기지 말고, 싸우지 말고 살자고...

두서없는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하고 마눌과 우리 가족을 위해 노래한곡 신청드립니다.

“머라이어 캐리”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