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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의 골든디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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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00분

DJ노트

엄마도 소녀라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얼마전 TV에 엄마가 좋아하는 가수가 나왔어요.
청소를 하다말고 쇼파에 앉아서
너무 좋아하며 까르르 까르르 웃고
눈이 반짝반짝하시는 거예요.

"엄마, 반지고리 어딧어?"
엄마는 내말이 들리지도 않을만큼 푹 빠져있었어요.

그런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짜증이 났어요
평소에 TV 볼 때 대답 안한다고 나를 그렇게 혼냈으면서
푹빠져서 TV를 보고 계시는 거예요.
엄마가 그러시니 기가 막혔죠.

"엄마, 엄마" 엄마를 한참을 부르다가
엄마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꼭 18살짜리 소녀같았어요.
좋아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반짝반짝 빛나는 엄마의 눈이
그사람의 한마디 한마디에
까르르르 쓰러지는 엄마의 웃음이
너무나 순수해보이더라구요.

한번도 그런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는데
엄마도 소녀라고 불리던 시절이 있었겠구나..생각이 들었어요.

저에게 엄마는 늘 밥해주고 청소하고 빨래하시는 모습이였는데
엄마 안에는 제가 몰랐던 소녀의 모습이 있었어요.
생각해보면 엄마는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삶에 바뻐 그저 그런 감성은 덮어두었을 뿐이였겠구나
한편으로 엄마에게 죄송한 마음이 들었어요.

이제는 바쁜 엄마의 일을 도와드려서
잊고 지내셨던 소녀의 감성을
찾고 즐길 시간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신청곡 : 이문세 '소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