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노트
세번째도전오빠의시험합격을응원하며!!!
안녕하세요. 저는 대전에 사는 스무살이 된, 풋풋한 여대생입니다.
저에게는 5살 차이가 나는 오빠가 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서로 못살게 굴어서 맨날 치고 박고 서로 못 괴롭혀서 안달이었지요. 오빠가 싸우다가 때리면 일부러 크게울어서 오빠가혼나게 하려고 악을쓰면서 울음소리를 냈던기억이 나네요. 황소개구리 울음소리 보다 크게 울어서 하루는 옆집할머니가 아이 잡는다고 경찰차 까지 부를 정도였으니까요. 그때는 오냐오냐 안 해주고 잘 못해주는것같이 느껴지는 오빠가 얼마나 밉던지, 게다가 엄마는 아들이라고 저보다 더 애정을 쏟는 모습에 미웠는지 모릅니다. 조금이라도 더 먹으려고 하면 엄마는 “니 오빠좀 먹게 납둬”하고 한마디씩 했죠. 그럴때 마다 저는 “왜 오빠입만 입이고 나는 뭐야, 엄마 딸 맞아? 그럴꺼면 나 낳지 말지?” 하고 투정부렸죠. 막 투정을 부릴 때면 엄마는 조심스럽게 옛날 이야기를 꺼냅니다.
때는 1897년 12월17일 새벽4시 2.58kg의 작은 아이가 태어납니다. 엄마 말로는 인큐베이터에 간신히 들어가지 않았다고 하는데 아이가 하도 볼품없이 말라서 나와서 주위에서 “어머, 애가 왜 저래”라고 했다고 하네요, 아직도 그 말이 엄마 마음에는 상처로 남아있데요. 아이가 자라면서 밥도 잘 안 먹고 또래에 비해 성장속도도 너무 늦어 엄마가 걱정을 했습니다. 지금도 165가 조금 넘는 키를 가지고 무척 마른 모습입니다. 성격도 날카롭고 까다롭지요. 그래도 정은 많아서 학교급식에서 보조식품으로 푸딩이나 주스 같은것이 나오면 엄마나 동생먹으라고 먹고 싶은거 꾹 참고 가지고 왔지요. 그 당시에는 당연하다고 생각됐는데, 지금생각해보니 오빠가 새삼 고맙게 느껴집니다.
이제는 오빠도 어느덧 25살 청년이 되었지만 엄마는 아직도 걱정이라고 합니다. “아휴, 내가 니 오빠 때문에 죽을때도 눈을 못감을꺼야” 하고 걱정하면 오빠는 늘 “걱정마셩, 끄덕 없어요”라고 나름 컸다고 그렇게 대답합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라고 맨날 놀렸는데 이제는 그런 말이 쏙 들어갔습니다. 요즘은 통웃지도 않고, 인상만 쓰고 있고 오빠도 이제 4학년 끝을 달리고 있으니 슬슬 취업걱정이 밀려오나봅니다. 이것 저것알아보다가 좋은 자리가 생겼는데 알고 보니까 피라미드식이어서 실망하기도 하고 여기저기 부딪혀 보니 뜻대로 안 되는가 봅니다. 풀이 죽어 하루하루 걱정하는 오빠를 보면 안쓰럽습니다. 10월23일은 공인중개사 시험을 보는 날입니다. 저희 오빠는 이번이 세 번째지요. 본인도 이번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도서관에서 살면서 잠도 안자고 공부하는 모습을 보니 안쓰러웠습니다. 번번히 한두문제 차이로 떨어졌는데 이번에는 반드시 꼭 붙어서 오빠 크게 웃는 모습을 보고싶습니다. “오빠 실수하지 말고 침착하게 잘 풀어서 이번에는 정말 크게 한번 웃어줘! 시험에 붙으면 나 맛있는거 사주기로 한거 잊지말고 오빠!!! 아자 아자 화이팅!!!” 신청곡은요. 오빠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길 바라면 황규영의 “문제 없어” 를 신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