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스런 맘으로 글 몇자 남깁니다. 늘 다정했던 사랑하는 사람의 생일이 음력 5월 23일 이번주 금요일입니다.
늘 편안하게 곁을 지켜주던 사람, 음식물 쓰레기를 하루에도 몇번씩 버려주고 세탁기가 다 돌아가면 빨래를 탈탈 털어선 옷걸이게 걸어 널어주던 사람, 그래놓고 당당하게
'당신은 좋겠어, 심부름 시킬 사람이 바로 옆에 있어서'라며 엉덩이를 쳐주던 사람
퇴근할 때면 양 팔 가득 이것 저것 사들고 애들 이름보다 내이름 석자 먼저 불러주며 들어오던 사람.
등산할 땐 다른 사람 눈치 안보며 이렇게 해야 운동이 된다며 심하게 엉덩이를 흔들며 내려가고
산꼭대기가 아닌데도 타잔 소리를 내서 나를 웃기던 사람. 그 사람이 내 곁에 없다는 게 처음엔 실감이 안났지요.
내가 이렇게 웃고 다녀도 되나?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들 속에 섞여 있어도 되나? 싶어 숨고만 싶었지만
나를 믿고 의지하는 사랑하는 아이들과 주변의 지인들이 너무 감사해 이젠 털고 일어나려고 합니다.
화려한 말은 못해도 늘 몸으로 실천하고 행동하던 멋진 당신! 좋은 곳에서 잘 있는 꿈도 꾸었어요.
내가 본 중 가장 아름답고 평온한 얼굴로 여러사람들과 있던 모습, 당신은 못봐도 나는 열심히 바라보았답니다.
사랑하는 사람! 이젠 볼 수 없지만 우린 당신을 영원히 기억할거고 나 이곳에서 당신에 대한 의리 지키며 잘 살게요. 그게 당신이 바라는 바라는 거 분명히 알아요. 당신 생일 축하해요. 거기서도 늘 호탕하게 웃으며 사람들 속에 둘러싸여 있을 거라 믿어요. 사랑했어요. 감사했어요. 당신의 소중한 생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그리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