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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의 골든디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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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00분

DJ노트

추억속에 잠기다

재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전의 일입니다..
3가구가 함께 모여사는 일명 다세대주택의 단칸방에서 다섯식구가 옹기종이 모여살았던적이 있습니다..
부모님은 조금이라도 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가기 위해 밤낮없이 함께 뛰어다니셨고,그 사이 저와 언니들은 바깥에서 하염없이 부모님을 기다리는게 하나의 일과가 되었죠..
학교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 언니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앞으로 저는 늘 뛰어갑니다..
"언니, 나 배고파..."
"엄마가 밥 안차려놓으셨어?"
"응...집에 밥이 하나도 없어..."
2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언니들은 막내동생인 저를 끔찍히 생각하며 보호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학교앞에는 작은 분식집이 있었는데 세자매가 옹기종기 모여다니는게 이쁘셨는지
주인아주머니는 저희를 볼때마다 김밥과 떡볶이를 공짜로 주기도 하셨어요..
"배고프지?얼른들어와~"
"저희 돈 없는데...."
"다음에 주면 되지~~오늘도 동생 데리고 왔네?착하기도 하지..."
맨날 받기만하는게 죄송했는지 머뭇거렸지만, 언니의 뱃속에선 '꼬르륵~'소리가 요동을 치고 있었죠..

집에 돌아오면 학교에 다니지 않아 심심했을 저를 위해 언니들은 하루일과를 보고하곤 했습니다..
집 옥상에 올라가서 헛이를 던지며 "두껍아 두껍아 헌이줄깨, 새이다오"노래도 불러주고,
불꽃놀이를 할때면 제일먼저 달려와 얼른올라오라는 손짓으로 저를 불러내곤 했던 어린추억속의 자매들..
부모님께서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던 "나이들면 형제들밖에 없어"란 말이 요즘들어 실감이 납니다..

예전에 살았던 곳을 우연히 지나칠때면, 저도 모르게 타임머신을 타고 어린시절로 돌아가곤 해요..
비록 생활은 넉넉하지 않았지만, 가족이 있고 사랑이 있어 훈훈했던 그때그시절..
저도 나이를 먹었는지 옛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데, 가끔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때도 있습니다..
기억이 희미해질수록 앨범속 사진첩만이 그모습을 간직하고 있네요..

첫눈이 내리던 날 옥상에서 장갑과 목도리를 두른채 활짝 웃고있고
앞마당에서 돗자리를 펴놓고 공기놀이를 하고
여름이면 피서를 떠나 튜브를 타고 물놀이를 즐기던 어린시절...
아....많이 그립네요...잠시 추억속에 잠겨 하루를 보내고 싶습니다..

바다 find the way 신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