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노트
치매가 진행되고 있는 저희 친정엄마 생신 꼬옥 축하해주세요~~
오늘은 오랜만에 저희 엄마 얘기를 하고 싶어 사연을 보냅니다!!
담주 월욜은 친정 엄마 박복환님의 여든 세번째 생신이랍니다~
지난해 치매 진단을 받으시고 약을 복용하시면서부터 부쩍 한꺼번에 늙어버리신듯한 엄마의 모습이 넘 가슴 아픔니다.
몇년전부터 건망증이 심해지셨다고만 생각했지 워낙 활동적이시고 일기며 가계부도 꼬박 챙겨쓰시고 노인대학도 몇년째 다니시는 엄마에게 이런일이 생길꺼라고는 짐작도 하지 못했네요.
2년전 동사무소에서 치매검사를 받았을때만도 경계선에 있어 약까지는 안드셔도 된다 했었는데~
지난해 다시 받은 검사에서는 두뇌 CT찰영상 겉으로 보이는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원인모를 빈혈까지 동반해 대학병원의 온갖 검사로도 알아내지 못하고 빈혈약만으로 부족해 두달에 한번씩 수혈도 받게되신 엄마!
며칠전 아버지께서 엄마모시고 목욕좀 다녀왔으면 좋겠다는 전화를 받고서야 무심한 딸은 엄마와 오랜만에 공중 목욕탕엘 다녀왔습니다.
다리도 부쩍 불편해 외출이 어려워지신 엄마가 추운 겨울동안 잘 씻지 못해서 그리 냄새가 나는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얼마전에야 소변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그러셨다는 것을 알게 된 딸은 기저귀를 사다드려야 된다는 것만을 깨달았을 뿐입니다.
깡 마르신 몸에 겹겹히 껴 입은 옷에서 무수한 각질이 떨어져나오는 것을 챙피하게만 생각한 저에게 오히려 목욕탕 관리하시는 분은 나이들고 살빠지면 다 그렇다고 하며 말없이 바닥을 쓸어주시더군요~
사실 전 너무나 겁이 납니다~
아직까지는 아침에 전화하고 오후에 찾아뵈도 왜이리 오랜만이냐, 전화도 안하냐는 정도지만~ 어느날 갑자기 이 못난 딸의 얼굴도 못 알아보시면 어떡하나 라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더 많이 찾아보고 얼굴 맞대고 얘기 나누고 싶었지만 몇년전부터 얼굴만 보면 자주 우시는 엄마가 부담스럽기만 했던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엄마가 저희 곁에 오래 계셔주었음 좋겠습니다.
부족한 자식들 호통도 치시면서 말입니다.
보통 생신을 앞둔 일욜에 가족끼리 모여 식사를 하는데 이번 일욜은 저희 시댁 제사와 맞물려 토욜 저녁에 많지 않은 가족이지만 함께 모이기로 했답니다~
그때 웃으며 얘기 나눌 수 있도록 오발에서 저희 엄마 생신 축하좀 해주실 수 있을까요?? 앞으로 얼마나 더 제가 이런 축하 메세지를 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엄마가 저희 3남매를 더 오래오래 기억해주시길 바랄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