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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오후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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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오후2시

14시 05분

제작진에게

지금, 당신이 가장 좋은 때입니다.

지금, 당신이 가장 좋은 때입니다.

채 한 달이 안되었네요.
딸과 함께 무역전시관에서 열린 모네전에 다녀왔어요.
사실 그림을 좋아하거나 크게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고요. 남들이 좋았다,
이것은 꼭 봐주어야 한다, 하면 그런가? 하고 보는 경우가 종종 있었죠.
이번 전시도 그런 생각이 반. 그래서 전시가 끝나기를 며칠 앞두고 다녀왔어요.

그렇게 들어간 전시관. 플롤로그.
모네의 자화상을 지나 모네 그림이 디지털 기술의 힘으로 더욱 빛남을 확인했습니다.
그림 하나가 빔을 통해 커다란 벽 한 면을 채우니 일단 그림의 크기에 감성이 압도당한 듯 했어요.
거기에 제목은 알 수 없었지만 그림과 꽤나 잘 어울리는 음악이 한 몫 하고 있었구요.
예쁜 도슨트가 설명하는 모네의 삶과 그의 그림들은 모네라는 화가를 이해하고 그의 그림을 느끼는데
큰 지침서였다고 해야 하나요?

그렇게 딸과 함께 한 모네전은 잘 만들어진 영화 한 편 만큼이나 감동적이었습니다.
한 도시를 여행하고 온 뒤 느낄 수 있는 무게감이 같은 것이었죠.

그리고 무엇보다 딸과 저는 이후로 모네에게 좀 빠져있었어요.
딸은 여덟 살입니다.
어디를 가다가도 그림을 보면 모네가 그린거야? 하고 묻지요.
모네라 씌여진 그림 앞에서는 한참을 들여다보네요.
집에서도 모네 그림이 들어간 어린이 책을 반복해서 읽더라구요.
덕분에 저도 모네하면, 한 번 더 눈과 귀를 기울이게 되었어요.

수련연작을 하며 잃어버린 시력과 작품 활동의 어려움이 드러난 모네 편지는 그의 그림만큼 유명했어요.
그리고 친구는 모네에게 편지-그것이 답장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를 보내요.
“지금이, 당신이 가장 좋은 때다. ”
그러니 낙담하지 말고 희망을 가지고 그림 그리기에 열중하게나 친구.
뭐 이런 의미가 담겨있지 않았을까요?
지금이 당신이 가장 좋은 때다. 그림보다 이 한 마디가 자꾸만 머릿속에 멤돌아요.
활기참보다는 나른함을 가져다 준 봄 날 오후, 딸에게 묻습니다. “엄마 이뻐?”
제 얼굴을 잠깐 들여다보며 딸아이는 답합니다.“응~~ 지금이 제일 이뻐.”

임태경의 “지금 이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