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에게
봄에, 꽃구경가요~
사촌동생이 톡을 보냈습니다.
멋진 벚꽃 사진과 함께요.
“여기는 경주 보문단지. 벚꽃 활짝 핌. 올래?”
봄에는 꽃구경이지, 하며 지역별 봄 축제만 검색하고 있던 참이였는데...
잡아놓은 주말 계획도 딱히 없고, 숙박도 해결되었겠다, 마다할 이유가 없었죠.
사촌동생에게 “오케이!!!~” 답을 보내고 신랑 퇴근시간을 기다리며 여행 가방을 꾸렸습니다.
마트에 가서 장을 볼 여유는 없었기에 쌀, 라면, 과자, 음료수, 간단히 먹을 밑반찬과 함께
여벌 옷을 챙겨 초스피드로 여행 준비 끝~~~~
개화 일정으로는 다음 주나 되어야 만개한 꽃을 볼 수 있다했지만.
우리가족 나름대로 “찬란한 신라- 경주의 봄”. 뭐 이런 제목을 내세워 출발했습니다.
세 시간 가량 고속도로를 달려 경주 I.C에 들어서자,
경주라는 도시의 따스한 공기가 차 안으로 훅 들어오는 듯 했습니다.
경주 시내를 돌아서 보문단지로 향하는 양 길에는
벚꽃나무들이 야경과 어우러져 우리를 반기고 있었지요.
경주는 저희 가족이 일 년에 한번은 오는 곳입니다.
그럼에도 봄꽃 축제에는 한 번도 들른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기막힌 타이밍을 맞이할 줄이야.
막 튀겨낸 달콤따스한 팝콘처럼 4월의 봄바람에 내리는 꽃비가 이렇게 황홀할 줄이야.
주변을 둘러보니 운전하던 사람들도 벚꽃 삼매경에 빠진 듯 길가에 차를 멈추고 있었습니다.
한낮에 보았던 벚꽃도 예뻤지만 가로등 조명과 어우러진 벚꽃은 좀 고귀하면서,
딱 신라의 여왕을 떠오르게 하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대전에서 너무 늦게 출발한 탓에 안압지 야경시간을 놓치긴 했지만
양 길가에 핀 벚꽃터널을 지나는 기분은... 직접 느껴보시길...
이제 봄꽃 축제가 여기저기서 시작될 텐데요.
겨우내 움추렸던 몸과 마음을 꽃들에게 빌려 기지개 펴보는 것은 어떨까요?
멀어서 못 간다면 대전 근처에도 봄꽃 축제가 많이 있잖아요.
한 해 충천을 꽃구경으로 하면 어떨까 싶네요.
참, 카이스트 동백꽃이 그렇게 예쁘다네요.
주말에는 카이스트 교정으로 가 볼까해요.
신청곡 :더 라임 “벚꽃잎이 내려 앉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