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에게
아이들에게 가장 큰 선물은 엄마, 아빠와 함께 한 시간입니다.
아이들에게 가장 큰 선물은 엄마, 아빠와 함께 한 시간입니다.
어느 날, 청년이 된 아들은 아버지가 위독하시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에 갑니다.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그 곳에는 처음 보는 동생이 형을 기다립니다.
동생은 아버지가 형을 많이 기다렸다고, 형을 많이 사랑했다고, 그래서 내가 태어난 것이라고 전해줍니다.
처음에 형은 동생의 존재도 아버지의 진심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동생은 왜 자신이 태어났는지, 왜 이렇게 사랑을 받고 있는지를 이야기 합니다.
형이 어렸을 때, 아버지는 너무 바빴습니다.
아버지에게는 언제나 가족보다 일이 우선이었습니다.
아버지가 계획한 일이 성공적으로 끝났고,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아들은 아버지의 보호가 더 이상 필요치 않을 만큼 성장해버렸습니다.
오히려 이제는 아들이 바빠서 아버지와 함께 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깨달았죠.
일 때문에 소중한 아들과의 시간을 놓치고 말았다는 것을.
후회하지만 너무 늦었습니다.
다 자란 아들의 어린 시절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제페토 할아버지가 피노키오를 만들었던 것처럼
아들의 분신, 형의 동생을 만들었습니다.
그동안 아들에게 해주고 싶었던 것을 하나씩 하나씩 동생과 함께 합니다.
아들과 충분히 시간을 갖고, 사랑도 듬뿍 주고, 그때그때 마음도 표현합니다.
아들에게 못했던 미안한 마음을 동생에게 대신 해 준 것입니다.
아들은 이제야 이해합니다.
아버지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아버지는 바빴을 뿐이라 것을.
아버지는 처음부터 끝까지 나를 사랑했다는 것을.
이제야 아들은 아버지의 마음을 알았습니다.
후회와 미안함으로 눈물을 흘립니다.
그러나 이제는 좀 늦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만든 동생은 바로 인공지능 로봇이었습니다.
올해 한 신문사가 주최한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내용입니다.
주제는 인공지능이 우리 삶의 일부로 와 닿았다는 것일테지요.
그런데 저는 이 동화를 읽고 아버지와 아들의 함께 하지 못한 시절이 계속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우리시대 아버지는 참 바쁩니다.
집보다는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고,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보다는 일하는 동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습니다.
아버지는 일하는 기계가 아니지만 일만 합니다.
일하는 것에 익숙해져서 가족과 보내는 시간보다는 일하는 시간이 편하다는 아버지도 있습니다.
내 아버지 시절에 비하면 지금 아버지는 여유로운 것 같지만 그래도 역시 바쁩니다.
아이들은 이해하지 못합니다.
우리와 놀지 않고 직장에 가야 하는 아버지 마음을.
그런데요. 일보다 중요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아이들의 시절을 보는 것은 잠깐입니다.
엄마, 아빠. 선물로 시간을 대신하지 말아주세요.
아이들은 커다란 선물 상자보다 엄마 아빠와 함께 한 웃음 가득한 시간을 더 기억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