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노트
^^
초등학교 2학년 아들 녀석이 제일 하기 싫은 일 중 하나가
군대에 가는 것 이랍니다.
군대에 가려면 아직
순진무구한 초등 학교 시절을 ....
공산당도 무섭다고 피한다는 중학교 시절을 ....
고시공부 하듯 밥만 먹고 공부만 하는 고등학교 시절 까지 거쳐야 하건만....
군대에 대한 아픈 추억이 있는 것도 아니건만
군대에 '군" 자만 나와도 신경이 예민해 집니다.
그런 우리 아들녀석이
명절 연휴 기간 친척들과 식사를 하러 식당에 갔는데
그 식당에서 건빵을 기름에 튀겨 아이들 먹기 좋게 달달한 설탕까지 듬뿍 입혀
상차림을 했는데
울 아들 그 건빵 하나를 먹고는 너무 맛있다고 식사 대용으로 건빵을 수도 없이 집어 먹었드랬습니다
"아들 너가 먹는게 뭔 줄 알아"
"건빵"
"그래 건빵이야 건빵은 군대에 가면 군인 아저씨들이 간식용으로 그리고 전투용 비상 식량으로 모았다가 먹는거야"
했더니
"엄마 군대에 가면 아저씨들은 이렇게 맛있는 건빵을 매일 먹어? 그럼 나 빨리 군대에 갈 거야 " 하네요
그러곤 식당을 나올 땐 식당 주인에게 어떤 예쁜 짓을 했는지
바지주머니 그리고 점퍼 주머니 가득 건빵을 넣고 나 와서는
엄마가 아침에 늦잠 자서 아침밥 못 차려주면
군인 아저씨들 처럼 비상식량으로 그 건빵을 먹겠다고 하네요
그리곤 자기는 빨리 커서 씩씩한 군인 아저씨가 되겠다고 하네요
새해 소망이 공부 잘 하는 것도 아니고...
운동을 열심히 해서 앞,뒤 D라인을 S라인으로 만들고 싶다 도 아니고
튀긴 건빵 먹어보고 그렇게 가기 싫다던 군대를 빨리 가겠다 가 간절한 소망이 되었네요~^^
아침에 아들녀석 학교 가고 방 정리를 하려고 보니 침대 밑 서럽에
설날 받은 세뱃돈으로 샀는지....
"내 비상식량 ...건들면 팍~ 터짐" 이라고 쓰여진 커다란 상자에
껌, 초콜릿, 비스켓, 사탕 등 여러가지 식량이 들어 있더군요
우리 아들 지금 상황으론 배가 너무 나와 그 비상식량 먹지 않고도 한달 가량은 버틸 것 같은데 말이에요 ㅎ ㅎ
사탕 하나 먹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분노할 아들의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려 얼른 집어 넣고
한참을 웃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