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에게
너무 좋은 날
친구와 오랜만에 모교를 찾았죠.
처음에는 그냥 가려 했죠.
너무 쑥스럽고 이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이 아니면 오기가 힘들다며 들어가 보자고 했습니다.
친구의 말을 듣고 용기를 내어 교정을 거닐었죠.
몇군데 건물이 새로 들어서긴 했지만 나머지는 그대로였습니다.
찬찬히 구경하고 나서 돌아서려고 할 때 누군가 우리를 불렀어요.
잠시 부르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를 가르친 선생님이셨죠.
지금도 그 학교에 남아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친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더 반갑고 좋았어요.
선생님 얼굴을 보니 예전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얼굴에 주름도 가득하고 흰머리가 넘쳤어요.
또 등도 많이 구부러진 상태였습니다.
그럼에도 목소리만큼은 변하지 않은 채 낭랑한 음성이 들렸습니다.
선생님과 오랜만에 저녁을 먹고 헤어진 하루라 누구보다 좋았습니다.
저희를 보면서 믿기지 않는지 웃으며 말씀하셨죠.
늘 건강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라고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마음으로 우리 옆에 선 선생님과의 만남도 좋은 하루였죠.
이런 선생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어요.
그때의 선생님과 멋진 순간도 가슴에 오래 담고 싶어 요즘에 자꾸 기억에 남네요.
시간이 되면 자주 찾아뵙고 잘사는 제 소식을 간간이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신청곡: 한스밴드-선생님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