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에게
내일 월요일인데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무의미한 시간만 보냈다. 여자친구가 롯데월드를 가지고 해도 싫다고 했다.
집앞이라고 잠시 나오란다. 나는 대충 모자만 쓰고 운동복차림으로 나갔다. 여자친구는 너무나 예뻤다.
화장도 정성들여 한 거 같고, 평소 여자친구는 정말 부지런하다. 공인중개사시험에 합격해서 부동산컨설팅회사에
다니는 데 일요일에도 일이 있으면 출근을 한다. 모든 지 의욕적이고 에너지가 넘친다.
평소 여자친구는 우리아버지가 일하는 가게에 자주 찾아오곤 했다.
나는 아들이라 아버지와 단 둘이 근사한 음식점에 가서 오붓하게 고기를 먹어 본 기억이 없다. 어머니와는 고기먹으러
음식점에 자주 갔었는 데 아버지는 내가 어려워해서 그러는지 아버지를 모시고 고급음식점에 간 기억이 없다.
아버지들한테는 딸이 좋은 거 같다. 내 여자친구는 우리 아버지를 모시고 근사한 한식당에 가서 한우고기도 대접하고
그랬던 아이다. 나는 여자친구한테 항상 감사했다. 마음씀씀이도 어찌나 예쁘고 상냥한지 빨리 방 한칸이라도 마련하면
청혼을 하려고 마음먹고 있는 데.. 인생살이가 내 마음대로 되지를 않아 마음이 너무 아프다.
아버지는 내 여자친구를 너무 마음에 들어하신다. 요즘 이런 애가 어딨냐고? 여자친구는 어머니만 계시고 여자친구
아버지는 여자친구가 고등학교 때 대장암으로 돌아가셨다. 그래서 여자친구는 우리 아버지라면 끔찍하게 생각한다.
하루에 최소한 한 번은 우리 아버지께 문안인사를 드린다. 생각해봤는 데 나는 여자친구어머니에게 안부전화를
자주 못해드렸다. 여자친구어머니에게 안부전화를 드린 날,여친어머니는 반가워하시기보다는 내 장래를 더 걱정하셨다.
'다니는 회사가 요즘 많이 여렵다면서.. 어서 빨리 자네도 신혼집을 장만해야 할텐데.. ' 여자친구 어머니의 한숨은
더 깊어지셨고 그래서 그런가 언제부턴가 내가 여자친구어머니한테 안부전화하는 횟수가 뜸해졌다.
나는 여자친구가 몹시 서운해 할 줄 알았다.
그래서 아까전에 동네커피숍에서 얘기를 넌지시 꺼내봤는 데 뜻밖에도 여자친구는 오히려 나를 위로해주었다.
'우리 엄마 하는 말씀 너무 신경쓰지마! 어머니는 우리가 걱정되서 그러시는 거니까 너무 서운하게 생각하지마!
우리 우울한 얘기말고 다른 즐거운 얘기하자.' 이렇게 오히려 나를 위로해주는 그녀는 나보다 더 어른스럽다.
매일 말로만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한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럽다.
박정희 DJ님! 우리 두 사람에게도 좋은 날과 예쁜 일만 생기라고 덕담 한 마디만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신청곡은 이승철 - Amateur (아마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