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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오후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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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시 05분

제작진에게

유쾌한 결혼식의 주인공은 신랑, 신부였습니다

유쾌한 결혼식의 주인공은 신랑, 신부였습니다

지난 주말 결혼식에 다녀왔어요.

결론부터 말하면 유쾌한 결혼식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최근 몇 년간 결혼식에 다녀온 적이 없었네요.

원빈-이나영의 스몰 결혼식 이후, 신랑, 신부 위주로 실속있게,

그들만의 추억이 담긴 결혼식이 대세였다는데, 지금도 그런가요?

이번 결혼식은 확실히 신랑 신부 위주의 결혼식이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신랑 신부의 손님은 본인들이, 부모님들의 손님은 부모님이 맞이합니다.

서로에게 어색하고 불편한 상황을 미리 배려해 준 양가 부모님의 마음 아니었을까요?

잘 모르는, 언제 또 만날지 모르는 사람에게 인사하는 것보다는

신랑, 신부가 주인공이 되어 그들의 손님과 가까워지는 시간이 더 소중하고 중요했던 거죠.

결혼식장에 들어서니 신랑, 신부가 대기실에서 결혼식에 온 사람들은 맞이합니다.

그들은 자신들을 축하해 주러 온 자신의 친구와 동료, 가까이 지내는 친지를 소개합니다.

서로의 에피소드나 근황을 나누며 웃는 사이 신랑 신부는 긴장이 조금씩 풀리는 듯,

한결 편안해진 표정입니다.

지금까지 다녀왔던 결혼식장은 대부분,

신부는 신부대기실에서, 신랑은 식장 앞에서 신랑 측 부모님과 함께 손님을 맞이합니다.

신랑 부모님은 신랑에게 부모님의 손님을 소개시켜 주는 게 일반적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부모님 친구나 먼 친척들은 어쩌다 만나게 되는,

어쩌면 지금까지는 본 적 없는 어르신들입니다.

결혼식을 앞둔 긴장한 신랑 신부가 낯선 손님을 대한다는 것은 어색하고 불편하기도 하죠.

그리고 결혼식이 끝나면 시댁 어른들을 중심으로 폐백을 올리잖아요.

확실히 폐백을 보면 우리나라 결혼식이 시댁위주, 신랑위주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대요.

신랑, 신부의 예식이 끝나자마자 한복으로 갈아입고 폐백실로 들어가

사돈의 팔촌까지 연이은 어른들께 절을 합니다.

기억도 못할 덕담으로 진을 빼고 지쳐서 점심먹을 기운도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 결혼식은 그런 점에서도 달랐습니다.

이 신랑 신부는 이런 폐백을 생략하고 피로연장으로 바로 왔습니다.

식전에 못뵌 친척들에게 가볍게 인사를 하고 함께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신랑 신부가 움직이기 보다는 식사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궁금한 것이 있으면

신랑 신부 측으로 가서 이야기를 하고 다시 다리로 돌아와서 식사를 계속합니다.

우리나라 결혼식 당일은 신랑 신부보다는 그 부모님이 주인공인가 싶을 때가 좀 있었죠.

그러나 오늘 있었던 지인의 결혼식에서는 예전보다 실용적인, 그래서 참 기분좋았던 결혼식이었습니다.

결혼식은 신랑의 힘찬 발걸음으로 시작되었어요.

그런데 이게 또 재미있네요.

신랑은 신부 아버지, 장인어른께 살갑게 뜨거운 포옹을 하며 신부의 손을 건네 받아요.

신랑아버지는 축시로, 신랑은 코믹춤으로 하객은 물론 수줍은 신부를 함박 웃음짓게 합니다.

어찌 지났는지 모를 결혼식이 여유와 웃음으로 말 그대로 신나는 결혼식이 되었습니다.

이 부부 분명 하루하루가 신나는 행복한 나날 일겁니다.



이선희 “인연”